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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명소 그림여행 -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

"새롭게 출발하는 통합청주시 발전을 염원하는 상징적인 돛대의 이미지를 표현"

  • 웹출고시간2015.01.22 18:32:21
  • 최종수정2015.01.22 18:32:21

용두사지철당간(사진 왼쪽)과 박영대작가의 '천년의 염원-세계로 출항하는 청주'작품

검은 철 기둥에 점점이 피어난 녹슨 황토 빛이 꽃보다 곱다.

기둥을 둘러싸고 떠도는 천년을 넘어온 기운들을 붉음으로 처리한 노련함에서 품격이 흐른다.

검음과 붉음, 황토와 검음, 황금 비율 색채 적 표현이 어우러져 둔중한 울림을 준다.

어떤 애절함이 이보다 진솔하랴. 아름다운 슬픔이라고나 할까. 단순히 아름답다고만 하기엔 언어의 부족을 느낀다.

하도 간절하여 그림이 종교만큼이나 진지하게 느껴진다.

작가는 그림을 보는 이들을 유도하여 자신이 원하는 깊은 세계로 끌어들인다.

'용두사지철당간'을 표현한 畵題 '천년의 염원-세계로 출항하는 청주'작품에는 특별한 감동이 있다.

육중하고 단순한 검은 기둥뿐인 대상을 기품이 흐르도록 표현한 예술적 창안이 신기하다.

산화작용으로 쇠붙이 표면에 생긴 녹까지 고풍스러움으로 둔갑시킨, 작품 뒤에 숨은 붓을 든 마술사의 노련한 솜씨에 감탄이 절로 난다.

"옛 청주 읍성터 한복판에 있는 국보(제41호) '용두사지철당간'은 고려광종13년(962년)에 조성됐다. 성안길을 지켜본 역사의 산 증인으로 아직도 그곳에서 의연하게 서있다. 새롭게 출발하는 통합청주시의 발전을 염원하는 상징적인 돛대의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보리작가로 전국적 명성이 있는 박영대님의 작품설명이다.

용두사지철당간은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중심에 있다. 그 주변으로 일찍부터 상권이 조성되어 낭만을 즐기는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였다.

'첫눈 오는 날 용두사지철당간에서 만나자!'

자가용문화가 없던 시절의 청춘남녀 청주시민들은 친구나 연인들과 이런 약속을 하면서 까르르 웃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청주시민 뿐만 아니라 보은, 부강, 내수 등, 청주근교 사람들도 버스에서 내려 그곳을 거쳐 성안길로 들어가곤 했다.

지금은 외곽으로 신도시들이 많이 형성됐다지만 아직도 성안길은 서울명동거리처럼 모든 유행이 시작되는 소비문화메카거리다.

오후가 되면 용두사지철당간 주변으로 젊은이들이 복작거리며 몰려들어 여전히 활기를 잃지 않고 있다.

그 옛날 '용두사'라 불렸던 절터는 찾아 볼 수 없지만, 절터였음을 증명하는 철당간이 한겨울 복판에 천년의 세월을 넘어 우뚝 서있다.

당간이란 사찰에서 기도나 법회 등 의식이 있을 때 당(幢)을 달아 두는 기둥을 말한다.

화강석으로 만든 지주높이 4.2m, 철당간 높이 12.7m, 철통 높이 0.63m, 철통지름 0.4m이인 당간을 쓰다듬어 보았다.

양 지주는 마주 서있고 그 사이에 원통의 당간 20개를 연결시켜 세웠다.

양 지주 바깥 면 중앙에 세로로 도드라지게 선을 새겨 단조롭지 않도록 변화를 주었고, 지주 맨 위에는 고정 장치를 만들어 당간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였다.

청주시는 풍수지리적으로 물 위에 배가 떠 있는 형상과 같다고 하여 주성(舟城)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주성과 연관이 깊은 용두사지철당간에 관련된 흥미로운 전설이 있어 소개한다.

옛날부터 청주에는 홍수가 자주 발생하여 피해가 많았었다.

어느 날 팔도를 순례하던 한 고승이 청주고을을 지나다 율량에서 하룻밤 쉬게 되었다.

꿈에 부처님이 나타나 "용두사로 가서 배가 떠내려가지 않도록 돛대를 세워라." 하고 말했단다.

아침에 일어나 용두사 주지스님을 만나니, 그도 똑같은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고승이 우암산에 올라 청주고을을 살펴보니 고을이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느껴 그 길로 내려와 용두사 경내에 철당간을 세웠다고 한다.

이 전설은 당간의 생긴 모양이 배의 돛대처럼 생긴 것을 비유하여 철당간 창건에 대한 당위성과, 만인의 안녕을 위한 부처님의 자비를 설명하는 기본 모티브를 가지고 있다.

마한의 옛 땅 청주읍성은 양질의 철을 생산한 가야문명을 일찍이 받아들여 청동기 문명이 발달했다.

천년을 넘어 녹슬어 부서지지 않고 남아있는 용두사지철당간은 당시 철제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반증하는 소중한 유물이다.

청주청원통합청주시로 거듭나 세계로 출항하는 기점이다. 천년의 염원을 담은 작가의 바람에 마음을 모은다.

/ 임미옥 기자

◇박영대 작가 약력

주요개인전 50여회

2013 박영대 초대전(대청호미술관,충북 청원)

2005 박영대 초대전 (경기도 박물관, 용인)

2003 박영대 개인전(인사아트센터, 서울)

1999 일진갤러리 개인전 (일진갤러리, 일본)

1996 로고스갤러리초대 개인전 (로고스갤러리, 런던, 영국)

1993 미주 한국일보사 초대전(LA, 미국)

1981 한국화랑 초대전(뉴욕, 미국)

국제전

2010 ICA국제현대미술조명전(청주,서울)

2010 현대미술 한일전(동경,서울)

2009 그랑팔레전(파리,프랑스)

2009 한중수교 17주년기념전(베이징, 중국)

1999 아트, 에드케이션 초대전(베네치아,이탈리아)

수상

2011 사롱드바란 대상수상(오모리빌 아트리움,동경, 일본)

1991 국제미술의제전 동경전 대상수상(동경도 미술관, 일본)

1978 백양회 공모전「麥波」최고상 수상(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현재

ICA국제현대미술조명전 운영위원회장, 씨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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