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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2.31 16:31:00
  • 최종수정2014.12.31 16:31:05

정상호

서원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청주와 인연을 맺은 지 벌써 5년이 되었다. 교사를 꿈꾸는 선한 눈매의 우리 아이들과 이름만큼이나 정겨운 무심천 때문에 어느덧 나는 이 도시와 사랑에 빠졌다. 청주에서 나고 자란 본토박이들은 외려 청주가 갖고 있는 잠재력과 매력의 실체를 모를 수가 있다. 이방인이자 연구자인 내게 청주 아니 충북은 외형적 성장이 아닌 내실 있는 발전을 위한 세 가지 자산을 갖고 있는 잠재력이 큰 도시이다.

첫 번째 자산은 청주와 청원의 통합 과정에서 보여준 통합의 정신이다. 아직까지도 통합 청주시 출범의 진정한 의의, 즉 그것의 출발과 과정이 철저하게 아래로부터 시민주도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을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시의회의 의결로만 이루어진 통합 창원시와 달리 청주시의 통합 과정은 3전4기에 걸친 주민투표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였고, 다양한 입장을 가진 인사들이 균형 있게 참여한 청원·청주 통합 군민협의회의 41회에 걸친 자율적 회의를 걸쳐 통합의 밑그림을 완성하였다. 통합 과정에서 관과 민이 서로 약속하였던 상생발전 방안이 충실이 이행되고 주민화합이 원만히 이루어진다면 통합 청주시는 주민참여의 모범 사례이자 시민사회 주도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두 번째 자산은 지속가능한 발전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사회적 경제의 높은 잠재력이다. 사회적 경제라 함은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자활공동체, 공제회, 상조회, 재단, 자원봉사조직, 로컬 푸드, 친환경농업, 대안학교 등 다양한 지역조직들을 일컫는 것이다. 다행히 충북은 2013년 기준으로 무려 233개의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이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결성된 '충북 사회적 경제 협의회'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적 경제의 선도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정치인들과 지방정부와의 협력적 네트워크와 적절한 지원이 보태진다면 사회적 경제를 통한 고용창출은 물론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세 번째 자산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충북참여연대)의 경험이다. 정부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충북참여연대는 회원 수가 1400명에 이르며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는다. 서울의 참여연대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북참여연대는 충청북도는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역 시민단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이 단체를 주목하는 까닭은 충북참여연대가 오늘날 한국사회가 결여하고 있는 소통과 협력의 이정표를 제시해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3명의 공동대표 중 두 분이 성직자인데, 한 분은 개신교회의 목사님이고 다른 한 분은 원로 신부님이다. 또한 상임위원 중 두 분이 이 지역을 대표하는 사찰의 주지 스님이다. 한때는 공동대표 세 분 모두가 목사님-신부님-스님으로 구성된 적도 있었다. 부처님 오신 날에는 공동대표였던 신부님이 풍주사를 방문하여 축하 강론을 해 주었고, 성탄절에는 공동대표였던 범추 스님이 성당을 찾아 법문을 설파하기도 했다. 이러한 종파를 넘어선 광폭 행보는 비단 시민단체의 활력뿐 아니라 지역통합과 주민화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청주시의회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의 수급권자가 아닌 저소득계층을 지원할 목적으로 '저소득계층 국민건강보험료 지원조례안'을 지난 2007년 의결했는데, 당시 의장과 대표 발의 의원이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었다. 이러한 초당적 협력은 충북참여연대를 매개로 여야가 소통하는 개방된 구조가 작동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청주가 충북지역의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여러 논란 끝에 최근 구성된 <상생발전위원회>의 활동이 시민의 관심과 지원 속에 결실을 맺어야 한다. 또한 농촌과 도시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충북지역을 사회적 경제의 메카로 부상시키기 위한 광역자치단체의 전략적 기획능력이 필수적이다. 2015년 새해는 화합과 온순함을 상징하는 양띠 해이다. 충북참여연대의 경험을 살려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에서 적어도 지역현안에 대해서는 초당적 협력을 가능케 할 다양한 연합정치의 실험이 만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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