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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이 저물어 간다. 올 한해도 내일이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정말 견뎌내기 힘든 한 해였다. 따뜻한 봄의 한가운데에 있던 4월 세월호 참사부터 윤일병·임병장 사건으로 대표되는 군대 내 폭력과 살인사건은 우리네 가슴을 아프게 했다. 급기야 연말에는 사극 '조선왕조 500년'을 보고 있는 듯한 권력층 주변인의 국정개입 사건까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국민들은 연이어 충격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다사다난 했던 한해를 보내다

눈앞에서 바다에 침몰해 들어가는 배와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수많은 생명을 손 놓고 허망하게 죽게 하는 국가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국민은 절망에 빠졌다.

그 와중에도 이렇게 우리 사회의 밑바닥을 보았으니 이제는 올라갈 길만 남았다는 한 조각의 희망을 품었다. 일어나서는 안 되었을 가슴 아픈 사건이지만, 이것이 변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는 얼른 체계적인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 현실에서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양파껍질처럼 드러나는 권력과 정치권의 부끄러운 민낯이었다.

오죽하면 교수들이 올 한해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를 규정지을 수 있는 사자성어로 '指鹿爲馬(지록위마)'를 꼽았겠는가.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 것을 뜻한다. 흑백이 뒤바뀌고 시비곡직이 뒤죽박죽이 된 것을 일컫는 말이다.

충북에도 무수히 많은 사건과 사고가 이어졌다. 무엇보다 지역 사회지도층의 행태는 도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전직 자치단체장과 중진 국회의원이 잇따라 검찰의 표적이 됐다.

대부분 6·4지방선거 때 무리수를 두다 공직선거법의 촘촘한 그물에 걸리거나, 재직 기간에 돈을 받았다가 들통 난 사례다.

비록 국회란 안전지대에서 검찰의 칼날을 피하고는 있지만, 정치 생명 최대의 위기를 맞은 거물 정치인도 있다. 사법기관의 수사를 받은 현직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도 여럿이다.

충북도의원들은 민심을 외면한 채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했다. 전국 광역의회 중 유일하게 의정비를 두자리수 인상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곳곳서 전·현직 단체장들의 고소 고발전이 난무했다. 사회지도층들이 되레 지역민간의 갈등과 반목을 부추겼다. 하나같이 불통의 정치를 상징하는 언어의 향연일 뿐이었다.

순항하던 충북도정도 연말이 되면서 암초에 걸린 분위기를 연출했다.

도가 충북경제자유구역 청주에어로폴리스지구에 추진하는 MRO사업이 빗나가기 시작했다.

선도기업으로 유치하려던 한국우주항공산업(KAI)이 경남도와 사천시와 MRO사업 추진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진천발 구제역 사태도 예사롭지 않다.

이달 3일 진천을 시작으로 현재 청주, 음성, 증평 등지의 17개 농장에서 발생했다.

벌써 1만7천마리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 됐다.

축산 농가는 물론 지역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구제역 한파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할 경우 자칫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사자성어 '사즉생충(四卽生忠)'을 2015년 신년화두로 정했다고 한다.

'4% 경제 실현이 충북을 살린다'란 의미다.

지역경제 살리기에 올인 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내년 우리경제를 둘러싼 위험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4% 경제 실현을 위해선 경계를 늦춰선 안 될 처지다.

갈 길을 알고 새해설계 잘하자

묵은해를 보낸다는 송구(送舊)는 그냥 잊어버리자는 것이 아니다. 옳고 그름을 가려 과거를 바로 보는 것이다. 영신(迎新)은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거나 새해를 보탠다는 것이 아니라 미래, 갈 길을 알고 설계하며 실천을 다짐하는 것이다.

영신하는 이때야말로 보다 양질의 삶을 희구하고 보다 건전한 사회를 소원하는 모든 이들이 각오를 다질 때다.

새해에는 모두가 고난을 이기고 아픔을 치유하는 삶, 그래서 도(道)와 예(禮)를 갖춘 양질의 삶을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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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