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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청주시의 성공 조건, 야당 및 지방의회와의 협력 체계 구축

  • 웹출고시간2014.11.26 13:49:31
  • 최종수정2014.11.26 13:49:31

정상호

서원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통합청주시의 초대 수장인 이승훈 시장은 '경제도시' 청주를 내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 청주국제공항과 오송역세권을 개발 중심축으로 설정, 항공 산업(MRO)과 첨단의료산업 육성을 핵심 분야로 추진하고 있다.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아직 경제적 성과나 장밋빛 전망에 그리 동감하지 않는 것 같다. 언제 닥칠지 모를 지방재정의 위기 속에서 일자리와 소득 등 경제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실현가능성을 잣대로 치밀한 계획과 점검 속에서 단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2013년 현재 청주시의 예산대비 채무비율은 13.9%로서, 도시규모가 비슷한 전주, 천안, 김해시와 비교하면 아직까지는 양호한 상태이다. 그러나 통합시청사건립, 제2 외곽도로 건설 등 굵직한 신규 공약 사업들을 고려한다면 재정의 안정성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경제도시' 청주를 실현하기 위한 시장의 리더십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의회와 광역단체장, 그리고 지역 국회의원과의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이다. 청주시의 정치지형은 대단히 복잡하다. 청주시장과 지방의회만 보면 집행부와 다수당의 당적이 동일한 여대야소의 단점정부라 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의 당적을 고려한다면 팽팽한 균형과 긴장이 감도는 여소야대의 분점정부 상황이다. 이것이 함의하는 바는 야당과 지방의회의 협조가 없다면 경제도시든 상생발전이든 한 걸음도 나아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하나 둘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해당 상임위인 산업경제위원회가 원안 가결한 청주 에어로 폴리스 부지조성사업비 52억9천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투자협상이 체결되지 않았고 국비 지원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명분이지만, 실은 야당 소속인 이시종 충북지사에 대한 길들이기라는 추측과 충북 발전이 청주에만 너무 집중되고 있다는 도의회의 우려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통합시청사 건립 등 다른 핵심현안 역시 중앙정부의 소극적 태도 앞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청주시는 핵심 현안인 통합시청사 건립, 중부고속도로 서청주 나들목 이전, 세종대왕 초정 르네상스 조성 사업, 오창IC 도로 개설 사업 등 총 3,380억 원 정도의 사업비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선례가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앞세워 지원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주요 사업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지역 정치권은 초당적인 협력 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당적에 따른 불협화음을 보여 책임감과 역량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지역 정치권, 지방의회의 무관심과 역량 부족 등으로 '중부권 핵심도시'를 위한 통합청주시의 발전 계획이 첫 걸음부터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손쉽지만 효과적인 방법은 단체장의 설득 능력의 제고이다. 미국이든 유럽이든 선진 지방정치의 공통점 중 하나는 지방정부 수장의 권력은 곧 설득하는 권력이고 이것의 성공여부가 지사나 시장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만큼 의회 기술(legislative skill)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과 같이 의회에 비해 시장의 힘이 압도적인 지방정치 구조에서 갈등 해결의 일차적인 책임은 시장에 있다. 단체장의 의회 설득기술을 제고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시장과 정무부시장의 협상 권한을 확대하여 소통 기능을 강화하고, 주요 현안에 대하여 상임위원회와 실국별 정기협의회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제주도와 경기도처럼 지방차원에서 연립정부의 실험을 도입하는 것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새도정준비위원회' 산하에 도민통합위원회 협치 분과와 4.3해결 분과를 둠으로써 다양한 세력을 아우르려는 통합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남경필 경기도 지사 역시 '사회통합부지사'를 신설해 야당에 인사 추천권을 부여하였고, '여야정책협의회'를 제도화하여 소통하는 도정을 이끌고 있다. 국회 중심의 중앙정치에서 실패한 소통과 협력이 통합 청주시의 풀뿌리 지방정치에서 성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다시 관건은 시장의 리더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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