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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0.28 13:44:29
  • 최종수정2014.10.28 13:44:29
완연한 가을날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음성군 대소면의 한 마을에서 80대 치매 노부부가 화마에 참변을 당했다는 소식이다.

불행은 지난 23일 새벽에 일어났다.

모두가 잠든 새벽 5시20분께. 윤씨 할아버지의 집 부엌 가스렌지에서 시작된 불은 삽시간에 노부부가 잠든 안방을 삼켰다.

치매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소방당국은 밤새 켜 놓은 가스렌지의 불이 주변으로 옮겨 붙어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슬픔에 잠겨있다.

금슬 좋은 윤씨 할아버지와 60여년 살아온 할머니 모두 치매에 걸린 상태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사고를 당했다는 점 때문이다.

가족이 있었지만,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떨어져 살면서 가족이 유씨 부부를 돌보기 어려웠다고 경찰은 전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회적 무관심과 인식 부족으로 치매 노인들이 계속 방치되면서 유씨 부부가 겪은 참변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충북에 거주하는 치매환자만 2만2천여명에 달한다. 충북도광역치매센터가 집계한 통계다. 치매는 본인과 가족이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치매환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 자명하다.

도내 11개 시·군 중 5곳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통합 청주시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시·군도 '고령사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치매 유병률이 2013년 9.58%(61만명)에서 2020년 10.39%(84만명), 2050년 15.06%(217만명)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체 인구 대비로는 2012년 1.1%에서 2050년 5.6%로 5배 커질 전망이다. 사회ㆍ경제적 비용은 2013년 11조7천억원에서 2020년 15조2천억원, 2050년 43조2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국내총생산(GDP)의 1.5%에 이른다.

치매는 심각한 사회문제의 하나이기도 하다.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육체적ㆍ정신적ㆍ경제적으로 황폐하게 만든다. 오죽하면 '천형(天刑)'보다 심하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환자를 간병하던 자식이나 배우자가 환자를 죽이거나 동반 자살하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배경엔 말 못할 고통이 숨어있는 것이다. 개인 차원을 넘어 국가가 치매를 관리야 하는 이유다.

물론 우리나라는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2008년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매년 9월 21일을 치매극복의 날로 정했다. '치매관리법'도 제정해 2012년 2월 5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치매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해 지난 7월부터 치매 특별등급 제도도 도입했다.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가벼운 증상의 치매에 대한 요양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내년에 11억원을 들여 현재 11곳인 광역 치매센터를 13곳으로 늘릴 계획도 세우고 있다.

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다



이처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치매관리에 관한 사업을 시행하고 지원함으로써 치매를 예방하고 치매환자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도 부실하다.

한국의 치매 관련 예산은 OECD 최하 수준이다. 치료 전문인력도 절대 부족하다. 대부분의 치매환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농촌지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국회엔 현재 65세 이상 노인 방문 치매 검진 의무화, 지역 우수병원의 치매전문병원 지정, 치매환자 교통편의 제공 등 환자와 가족을 위한 치매관리법 개정안이 여야의 무관심 속에 낮잠 자고 있다.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

우리보다 앞서 치매로 인한 여러 문제들을 겪은 일본이나 영국 등 선진국의 조기검진과 치료시스템을 배워야 한다.

누구라도 걸릴 수 있는 병인 치매를 외면할 수만 없는 세상이다. 치매를 조기에 발견, 적절한 치료로 최악의 단계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적인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치매 환자에 대한 이웃의 따뜻한 보살핌과 배려가 필요하다. 사회안전망 구축도 절실하다. 그래야만 이번 화재와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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