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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9.29 13:58:50
  • 최종수정2014.09.29 20:04:36
소귀에 경을 읽는다. 우이독경(牛耳讀經)이다. 아무런 소득 없음을 한탄하는 말이다. 딱 지금의 충북도의회를 두고 이르는 말 같다. 그렇게 가르치고 그렇게 일렀는데도 도대체 귀가 뚫리지 않고 있다. 우이독경은 궁극적으로 포기를 가르치고 있는 것 같다.

***도민들 위해 하는 게 뭐가 있나

충북도의회는 곧 자업자득(自業自得)과 자승자박(自繩自縛)의 굴레를 쓸 듯하다. 백날 외치는 '혁신(革新)'과 '환골탈태(換骨奪胎)'가 모두 우이독경이니 하는 말이다.

바둑에 자충수(自充手)란 용어가 있다. 자기가 돌을 놓아 자기 수를 줄인다는 의미다. 스스로 잘못을 해 스스로를 해하는 결과다. 곧 자신의 바둑실력이나 수(手)를 보는 혜안력(慧眼力)의 문제다. 자충수는 그럴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충북에선 바둑인이 아닌 지방의원들에게 사용되고 있다. 충북도의원들이 스스로 직무를 방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원 폼을 다 잡으면서도 의원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 그저 폼만 잡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과 자신이 속한 정당을 몰락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하고 있다.

폼 잡기 좋아하는 사이 자충수를 뒀다. 그것도 한 두수가 아니다. 그런데 정치에서 자충수는 당사자의 인격과 품격이라는 자질과 근본의 한계에서 튀어나오는 문제다. 따라서 충북도의원들에게 자충수란 표현은 적확(的確)하지 않다. 되레 에둘러 예를 갖춘 표현일 뿐이다. 하고 있는 짓에 비해 과한 대우를 하는 표현이다.

충북도의원들이 하고 있는 짓은 분명한 '갑질'일 뿐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도민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처신과 행동이기 때문에 그렇다. 도의원은 선출직이다.

선출직에게 도민은 분명히 '갑'이다. 그런데 지금 충북도의회에선 '을'이 '갑'에게 '갑질'을 하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 열린 연찬회만 해도 그렇다. 당연히 전체 의원이 참석했어야 했다. 그 자리에서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각종 사안들에 대해 논의했어야 했다. 논란이 일더라도 토론을 벌였어야 맞다. 그게 바람직한 도의회 연찬회장의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찬회를 계기로 충북도의회가 변할 것으로 기대했다. 앞으로 방향과 윤곽도 잡힐 것으로 전망했다. 연찬회에 대한 기대가 컸던 까닭도 여기 있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무참하게 물거품이 됐다. 각종 논란거리에 대한 여야의 입장에 변화는 조금도 없었다. 참석인원도 절반에 그쳐 사실상 소득 역시 없었다.

충북도의원들은 지금 인격 장애와 근본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충수라는 표현마저 이들에게 더 이상 맞는 표현이 아니다. 도민을 위한답시고 도민을 팔면서 도민을 위해 하는 게 없다. 그저 도민들을 상대로 '무단의 갑질'만 하고 있는 셈이다. 선거를 멀찌감치 남겨두고 있으니 본색을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갑과 을은 대부분 계약 할 때 종속관계라 할 수 있다. 취직을 하게 되면 회사는 갑이고 종업원은 을이다. 입대를 하면 선임이 갑이고 후임이 을이다. 옛날 대지주에 머슴으로 들어가면 주인은 갑이고 머슴은 을이다.

그런데 이게 뒤집힐 때가 있다. 선거철만 되면 갑이 을이 된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는 순간 원래대로 돌아간다. 지금 충북도의회의 모습이 딱 그렇다.

***아래 앉을 줄 알아야 위도 된다

"내가 갑질을 한다고요. 천만에요."라고 항변하는 도의원도 있다. 싸잡아 하는 비난과 비판에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민을 무시하는 행위는 도민을 상대로 한 '갑질'임에 틀림없다.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만 욕할 게 아니다. 해야 할 일은 태산인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무책임은 더 큰 폭력이다. 서로 정쟁만 일삼으니 도민들의 속이 타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한 폭력은 없다.

충북도의회는 하루 빨리 도민에게 사죄하고 여야 냉각기를 끝내야 한다. 그런 다음 법 절차에 따라 성실히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도의원들의 이상한 '갑질'에 분노하는 도민이 많다. 완장과 훈장을 다 버리고 진정한 심부름꾼으로 거듭나야 한다.

정치인의 '갑질'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때다. 충북도의원들이 지위와 위치가 주는 '갑' 효과에 의존하고 안주하는 한 충북의 미래는 불안하다.

이제는 멈춰야 한다. 4년에 딱 한번 매 맞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누구든지 위가 되려면 아랫자리에 앉을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를 낮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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