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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9.04 11:12:12
  • 최종수정2014.09.04 11:12:12
전국에 새 길이 많이 뚫리고 2004년에는 경부선KTX가 개통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에 고향 오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열차표를 구하기 위해 서울역 앞에서 밤샘을 하거나 암표를 사는 모습 등을 담은 뉴스도 요즘엔 접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명절 무렵 수도권 주변 도로 교통체증은 여전하다. 명절 연휴가 시작되면 방송들은 저마다 유명 연예인들을 내세워 '특별 생방송'을 편성한다. 전국 면적의 11.8%에 불과한 땅에 전체 인구의 50%가 모여 살다 보니 '귀성전쟁'은 불가피하다.

다행히 세종시 건설을 계기로 귀성전쟁의 '악몽'에서 벗어나는 사람이 조금씩 늘고 있다. 2012년말부터 지난해까지 정부세종청사에 입주한 중앙부처 공무원 1만1천여명을 비롯,세종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주민 3만 6천여명은 느긋하게 명절 연휴를 즐기게 됐다. 세종시가 수도권과 영·호남의 중간에 자리잡고 있어서다. 매년 추석이면 서울에서 20여시간에 걸쳐 승용차를 몰고 고향 진도까지 가야했던 교육부 사무관 A씨는 이제 종전의 절반 시간만 '길에 투자하면' 그리운 어머니를 고향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귀성이 '킬링'이 아닌 '힐링'으로 바뀌었다.

기자는 이미 18년전 '귀성 힐링'을 체험했다. 1985년부터 10여년 간 모 중앙언론사에서 근무하던 기자는 복잡한 서울 생활,특히 명절이나 주말 교통대란에 진절머리가 나 명절 때 고향 가기를 포기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결국 대다수 중앙지 지방주재기자보다 젊은 37세에 충청취재본부(대전) 주재기자를 자원,수도권에서와 달리 여러 해 '인간답게' 근무했다. 세종시에 사는 현재도 마찬가지지만,충청도에서 근무하던 기간에는 명절 때 고향을 가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었다. 주말 여행 횟수도 종전보다 부쩍 늘었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 시대가 출범,주민이 직접 뽑은 지방자치단체장이 등장하면서 '고객 만족 행정 서비스'가 지방행정의 주요 화두가 됐다. 주민들의 정치 의식과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행정에 기대하는 눈높이도 덩달아 상승했기 때문이다. 결국 과거처럼 주민 위에 군림하는 단체장이나 공무원은 살아남지 못한다. 4년마다 치러지는 선거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장과 소속 공무원들의 고객 만족 행정 서비스 점수가 매겨진다.

하지만 주민들과 1차적으로 접촉하지 않는 중앙행정은 지금까진 그렇지 못했다. 600여년간 한반도의 수도였던 서울을 중심으로 입법·사법과 함께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이른바 '선민의식'을 가졌던 게 이 나라의 대다수 엘리트 공무원이었다. 그러다 보니 정부 서울청사나 과천청사의 문턱은 서민들에겐 너무도 높았다. 그들에게 '고객 만족 행정 서비스'는 먼 나라 얘기처럼 들렸다. 똑같은 사무관(5급) 공무원인 데도 '국가'와 '지방'이란 수식어가 앞에 붙었을 정도로 차별이 심했다.

그러나 2012년말 정부세종청사 시대가 출범하면서 상당수 중앙부처 공무원은 이제 충청도민(세종시민)이 됐다. 충청도나 영·호남 지자체 공무원들이 총리실,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 출장 가기도 한결 수월해졌다. 정부세종청사에는 시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제 관련 정부 부처들이 모여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 국민들은 정부 부처 관련 민원을 해결하는 데도 수도권으로 갈 때보다 경제·시간적으로 더 유리해졌다. 세종청사가 제대로 정착되면,각종 이익집단의 상경시위로 인한 서울시내 교통대란도 머잖아 '옛날 얘기'가 될 것이다.

21세기는 수도권 뿐 아니라 충청과 영·호남 주민도 골고루 국가 부(富)의 혜택을 누리는 '보편적 국민 행복시대'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해결해야 할 남은 과제는 '고객 만족 입법 서비스' 실현이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서울시내에서도 교통이 불편한 여의도에만 옹기종기 모여 있을 필요는 없다.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주요 상임위를 세종에서 열면 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서울을 오가며 '길에 뿌리는 돈'은 크게 줄어든다. 국회의원들이 기업과 행정에서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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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