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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9.01 18:09:15
  • 최종수정2014.09.01 18:09:15
청풍명월(淸風明月)은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이다. 충청도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다. 특히 충북과 더 친밀하다. 대체로 산수가 아름답고 인심이 좋다는 의미다. 그렇게 믿고 그렇게 정의하고 있다.

한 마디로 청풍과 명월은 베풀고 나누는 일이다. 그런데 지금 충북에선 청풍명월은 어디로 가고 이전투구(泥田鬪狗)만 판을 치고 있다.

***한심한 충북도의회 자리다툼

충북도의회 파행이 두 달을 넘고 있다. 새누리당의 원 구성 독식으로 출범 이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9월 정례회를 앞두고 있지만 오리무중이다.

이언구 의장은 지난달 말까지 일련의 파행운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여야 대화 창구도 가동했다. 양측도 나서 부의장,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구성 문제를 원점에서 논의하는 듯 했다. 하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끝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전히 도의회 의사일정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결국 지난달 28일부터 1박2일 간 열린 도의회 운영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합동연찬회도 반쪽 행사가 됐다.

파행이 장기화 되면서 충북도의회 해산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요구사항은 시간이 갈수록 명분을 잃고 있다. 의회 운영 비협조 이유마저 설득력이 떨어진다. 새누리당의 태도 역시 옳지 않다.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충북도의회는 반쪽 의회다. 이런 도의회는 의미 없다. 그저 자리다툼에 매몰된 한심한 모습일 뿐이다. 도민들을 외면하는 도의회는 자격도 없다. 일단 뽑혔다고 다 자격을 갖추는 게 아니다. 도민을 위해 일을 해야 도의원 자격이 생긴다.

충북도의회는 이전투구 모습부터 버려야 한다. 충북을 대표하는 도의원들이 진흙 밭에서 싸우는 개가 돼서야 되겠는가. 명분이 서지 않는 일로 몰골사납게 다퉈서야 되겠는가. 지금 도의원들의 싸움은 그저 와각지쟁(蝸角之爭)일 뿐이다. 이런 싸움은 국회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넘친다.

충북도의회는 이전투구와 청풍명월의 유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이전투구는 말 그대로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라는 뜻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볼썽사납게 싸우는 것'을 비유한다. 반면 청풍명월은 맑은 바람과 밝은 달빛이다. 이와 같은 품성을 지님을 뜻한다.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은 전국 8도 사람들의 품성을 4자로 평가했다. 지금도 정설처럼 굳어진 4자평(四字評)이다. 경기도 사람은 '경중미인(鏡中美人)' 거울에 비친 미인과 같다. 충청도 사람은 '청풍명월(淸風明月)' 맑은 바람과 밝은 달빛 같은 품성을 지녔다. 전라도 사람은 '풍전세류(風前細柳)' 바람에 하늘거리는 가는 버드나무와 같다.

경상도 사람은 '송죽대절(松竹大節)' 소나무나 대나무와 같은 곧은 절개가 특징이다. 강원도 사람은 '암하노불(岩下老佛)' 바위 아래 늙은 부처와 같은 품성을 지녔다. 황해도 사람은 '춘파투석(春波投石)' 봄 물결에 돌을 던진 것과 같다. 평안도 사람은 '산림맹호(山林猛虎)' 산 속에 사는 사나운 호랑이와 같다. 마지막 함경도 사람에 대한 4자평이 다름 아닌 '이전투구(泥田鬪狗)'였다.

다 맞을 리가 없다. 어떤 지역 사람들에겐 아주 기분 나쁜 평가다. 지금 충북도의회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정도전의 평가와 너무 안 맞는다.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다. 도저히 청풍명월의 품성을 지닌 사람들의 짓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정하면 판단이 현명해진다

정도전이 충청도민의 심성을 청풍명월로 표현한 까닭은 있다. 베풀면서도 대가를 요구하거나 자랑하지 않는 맑은 바람과 같은 마음을 봤기 때문이다. 온 누리를 골고루 비추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밝은 달과 같은 심성도 경험했기 때문이다.

충북도의회 갈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서로에게 손해다. 갈등의 골이 깊으면 깊을수록 도민들의 한숨소리만 더 커진다. 골의 깊이만큼 도민들의 불신은 깊어진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 의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 논의 자체를 기피하거나 거부하면 답을 찾을 수 없다.

정말 주장하는 바가 정당하고 논리적 타당성이 있다면 대화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주장하는 바를 입증해야 한다. 대화 없는 일방적인 주장은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 내 입장만 내세운 주장은 소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주일 후면 추석명절이다. 한가위다. 충북도의회가 더 이상 소모적인 정쟁으로 힘 빼면 희망이 없다. 이전투구가 아닌 청풍명월의 심성으로 거듭 태어나길 소망한다. 공정하면 판단이 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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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