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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7.15 16:01:38
  • 최종수정2014.07.15 16:01:38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흉측한 모양의 괴생물체인 '큰빗이끼벌레' 출현 때문이다.

얼마 전 충청도의 젖줄인 금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대청호 상류이자 금강의 지류인 옥천군 청산면 보청천에서도 목격됐다.

<공포와 혼란 초래한 '큰빗이끼벌레'>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청주시농업기술센터 인근 무심천 가장자리에서 큰빗이끼벌레가 군집을 이루며 서식하고 있는 모습도 촬영됐다.

4대강을 비롯해 전국 각지 정체 수역에서 최근 잇달아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자원 당국과 환경단체는 이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

이 벌레의 금강 출현에 대한 환경단체의 주장은 이렇다.

"금강의 3개보는 유속을 감소시켰다. 큰빗이끼벌레가 금강 전역에 서식하게 된 것은 금강이 흐르지 않고 정체됐기 때문이다. 결국 보로 인해 금강의 수생 생태계 파괴는 물론 금강 주변 육상 생태계까지 파괴될 수 있다."

반면 최계운 K-water 사장은 최근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논란을 빚은 큰빗이끼벌레에 대해 "4대강 사업으로 생긴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영산강 상류인 광주 광신보를 찾아 이같이 밝히고 "언론에서 4대강 때문에 발생했다고 하는데 죽산보에서도 볼 수 없었고 흐르는 물에서도 볼 수 없었다"며 "보도와 다른 내용이며 국민에게 사실대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논쟁의 정점은 4대강사업에 따른 수질오염으로 귀결된다.

국민들은 혼란 그 자체다. 원인과 대책 연구 없이 논쟁에만 급급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생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을 미뤄보면 큰빗이끼벌레는 갑자기 나타난 신종 생물체가 아니다.

이끼벌레에는 세계적으로 약 5천여종이 속한다. 이 중 하나인 큰빗이끼벌레는 크기가 1㎜ 정도다. 이 벌레는 개체가 모여 군체를 형성한다. 군체는 축구공보다 커지기도 한다.

물속 고정된 곳에 붙어 군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태형동물(이끼벌레)은 고생대 초기부터 4억년 동안 1만6천여종이 화석종으로 확인될 정도로 지구상에 오랫동안 번성했던 생물이다. 큰빗이끼벌레로서는 오히려 인간이 갑자기 나타난 괴생물체인 셈이다.

우리나라에도 태형동물은 바다에 136종, 민물에 10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큰빗이끼벌레는 민물산 태형동물 가운데 한 종으로, 1995년 서지은 우석대 에코바이오학과 교수가 발견해 학계에 보고하기 전까지 국내 미기록종이었다. 북미가 고향인 이 고착형 생물체가 어떻게 한국 내륙 깊숙이 들어와 살게 됐는지는 확실히 알 길이 없다. 서 교수가 조사할 당시 가두리 양식장이 없는 주암호에서는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양식장 수입 물고기를 통해 휴면아(休眠芽)가 유입됐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큰빗이끼벌레가 반갑지 않은 손님인 것은 분명하다. 생김새, 감촉, 냄새, 생태 모두 유쾌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식장이나 공장 시설, 선박 등에 부착해서 실질적인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최근 4대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되는 것 자체가 4대강 생태 환경이 바뀐 증거이기도 하다. 댐이나 저수지, 호수 등 정체 수역에서 사는 큰빗이끼벌레가 4대강으로 진출한 것은 4대강이 강이 아니라 호수 환경이 됐음을 말해준다.

<원인분석 위한 조사·연구가 먼저다>

당국과 환경단체간의 섣부른 수질오염 책임 논쟁보다 다각적인 조사·연구를 통한 원인분석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 벌레가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며 감정에 호소하는 일에는 더 문제가 있다. 그런 행위는 사람이 받는 인상과 느낌에 규명 없는 논리를 끼워서 파는 행태다.

수자원 당국의 무사안일 한 태도 또한 문제다.

논란을 빚은 큰빗이끼벌레에 대해 '4대강 사업으로 생긴 것이 아니다'라는 당국의 입장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잠재 울 수 없는 오만과 자만의 발언에 불과하다. 4대강의 보가 강물 흐름을 정체시켜 수질 오염을 일으킨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생태적 현실이 된 큰빗이끼벌레에 대해 뒤늦게 환경부가 조사·연구에 나선다고 한다.

분포 실태, 독성·유해성 여부, 성장·사멸에 관한 동태, 해외 피해 사례, 관리 방안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연구할 것을 주문한다.

투명성과 신뢰성을 전제로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이는 혼란과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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