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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에게 듣는다 - 김병우 충북교육감 당선자

"교육은 보수-진보 아닌 '옳고 그름'으로 판단해야 한다"

  • 웹출고시간2014.06.19 19:53:19
  • 최종수정2014.06.19 19:53:19
충북교육사상처음으로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김병우 당선자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거는 기대가 크다.

김 당선자는 충북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육은 진영 논리가 아닌 옳고 그름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정부와의 충돌이 예상된다고 혼란을 부추기는 것 같아 아쉽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보수교육계 일각에서 제기된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대해선 "교육의 과도한 중앙집권을 막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자 여야가 합의해 도입한 제도인 만큼 폐지 주장은 민주주의 발달과정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 교육감 당선자와의 1문1답.

-승리 요인은 무엇인가.

'능력있는 사람을 키우자'는 보수적 교육관과 '사람다운 사람을 기르자'는 진보적 교육관 모두를 수용하고, 둘 다의 교육관을 중시해 우리 아이들을 품성과 능력을 두루 갖춘 조화로운 아이로 키우겠다는 저의 교육관이 도민 여러분들에게 인정을 받은 것 같다.

또한 보수와 진보를 아울러 충북교육의 통합과 발전의 비전을 제시하려고 노력한 점이 도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저는 선거운동기간 영동에서 단양까지 '경청투어'를 통해 많은 도민, 학부모님들을 만나면서 우리 교육에 바라는 바를 직접 듣고, 또 그것을 정책과 공약으로 받아들여 왔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저 김병우를 충북도민들께 알릴 수 있었고, 통합과 소통의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실제 선거 캠프를 구성하면서 이른바 무지개군단이라 하여 다양한 생각을 가진 이들과 한데 어울려 긍정에너지를 발산해 온 것이 저를 당선에 이르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추진할 공약은.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속도 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이제 충북교육의 방향을 바꾸라는 도민들의 준엄한 명령에 따라 무조건 공부를 잘하라 잘하라 다그칠 것이 아니라 좋아하게 만들어서 저절로 잘하게 하는 쪽으로 만들려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상상력, 창의력, 탐구력, 사고력과 같은 미래형 학력을 길러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입선발고사 같은 불필요한 시험과 0교시 같은 억지공부를 없애고 공부하는 방법 등을 시대에 맞게 바꾸려 한다.

-진보성향 교육감이 13명이나 당선되면서 일부 정부와의 마찰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지난 시기 강원, 광주, 전남 등의 지역에서 전교조 지부장 출신의 교육감이 교육행정을 펼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들 지역에서 특정 이념교육이 시행되었다거나 현저히 학력이 떨어졌다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한 바가 없다.

도민들의 우려는 교육이 어느 한 단체나 어느 한 쪽 이념에 기울어져 공정과 정상을 잃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이라고 본다.

저는 '능력 있는 사람을 기르자'는 보수적 교육관과 '사람다운 사람을 기르자'는 진보적 교육관 모두가 우리 교육에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새는 두 개의 날개로 하늘을 난다.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는 충북교육이 되도록 각별히 유념하겠다.

- 진보교육감들의 당선에 대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또한 정책 추진에 있어 다른 시도교육감과 연대할 생각은 있는가.

상식적으로 우로 치우친 것을 가운데에 놓으려면 좌로 몇 걸음 갈 수 밖에 없지 않나싶다. 물론 교육을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나 구도로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진보적 교육관은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고,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 학교 현장만 바뀌지 않고 있다. 시대가 변혁을 요구했기 때문에 이번에 진보교육감이 13개 지역에서 당선됐다고 본다.

지난 6월12일 전국 13개 진보교육감 당선인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연대는 시작 되었다. 전국 교육감협의회에서 정책적 공조와 연대를 통해 진보적 교육을 펼쳐나가고자 한다.

-전국 혁신학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충북에도 혁신학교를 적용할 것인가.

혁신학교는 교육활동이 중심이 되는 학교이며, 자율성을 바탕으로 참여와 협력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다.

따라서 혁신학교는 일반 행정 업무가 아니라 좀 더 교육활동 중심으로 학교운영이 재구조화되고, 구성원의 능동적 참여와 소통이 중시되는 학교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고 보니 설명이 오히려 더 어려워진 면이 있는데,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신나는 학교, 재미있는 공부'가 가능한 학교라고 말씀드릴 수도 있겠다.

- 앞으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교과서 전환, 시간선택제 교사, 시국선언 교사 징계 등 정부와 풀어야할 과제가 있다.

국정교과서로의 전환은 구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국정교과서의 심각한 문제로 지금의 검인정 제도로 변경됐다.

검인정 제도는 세계적 추세이며, 다양성 확보를 통한 질 높은 교과서의 개발이 이루어졌고, 그로 인해 학교의 여건 상황 등을 고려한 교과서 채택으로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교사의 목적은 수업만을 하는것이 아니라 학교라는 공간속에서 함께 생활하며 학습, 인성, 사회생활 등의 전인지도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목 시간에만 학생들을 만나는 교사가 그런 부분을 담당하기 어렵다고 본다.

- 고교입시제도 개선과 학업성취도평가 등을 없애겠다고 했는데 시기와 복안 어떤 것이 있는가.

고입선발고사를 말씀드리면, 학생들의 선발기능 강화와 학력제고를 명분으로 전임교육감 시기 도입된 시험이다. 그런데 이 시험은 이미 고등학교 지망인원이 입학정원에 미달하는 등 선발기능이 상실되었고, 학력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반면 시험 준비 때문에 중학교 교육과정이 파행을 일삼고 사교육비를 증가시키는 등 문제가 많아 폐지가 정답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일제고사도 거의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될 듯하다.

0교시 수업에 대해 덧붙이자면 지금 학생들은 불필요하게 조기등교를 강요당하고 있으며 빠른 경우는 7시 30분 전후한 시점까지 등교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상 수면이 방해를 받고, 아침식사를 거르게 되며, 오전학습의 효율적 진행에 피해를 주고 있다. 학생들의 수면습관, 아침식사의 필요성, 가족관계의 향상, 학습효율의 제고 등을 생각할 때 0교시 폐지는 시급한 정책 중의 하나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이런 폐해가 확인된 이상 미룰 이후가 없다고 본다. 다만 결정에 있어 독단이 아닌 구성원들과의 공감과 합의를 통해 진행하겠다.

- 다문화 가정이나 북한이탈주민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준비된 정책이 있나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이 지역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과 또한 다문화,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해 원주민의 선입견을 없애서 같은 지역민이라는 인식 개선이 요구된다. 크게 두 역할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어울림 교육원'을 추진하고자 한다.

-최근 교육감 직선제 폐지 주장에 대한 견해는.

이번 교육감선거에서 교호순번제 도입은 그간 교육감 선거의 문제점을 해결한 선거법 개정이었다. 후보들은 자신의 이름과 정책을 알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도민들에게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차기 선거제도의 변화로 임명제를 논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초·중등 교육 자체를 정부가 주도하려고 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지방교육자치 시대를 맞아 국민들이 교육감을 직접 뽑은 만큼 학교와 학부모, 주민들이 지역 상황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다만 현재 교육감 직선제로 나타나는 염려와 부작용에 대해서는 현재의 틀 내에서 보완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병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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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