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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향이 솔솔~ 송로주! - 임경순 장인(충북무형문화재 3호)

최고의 정성과 가장 좋은 재료가 만든 귀한 한 방울

  • 웹출고시간2014.05.29 18:33:13
  • 최종수정2014.05.29 18:33:13
이름만 들어도 솔향이 느껴지는 보은의 솔향공원에서 문화재청이 후원하고 충북무형문화재 보은협의회가 주관하는 생생문화재 체험행사가 열렸다. 송로주 체험행사를 맡고 있는 임경순(충북무형문화재 3호) 장인을 만났다. 봉룡과 누룩, 관솔 등 술의 재료를 내어 놓으며 그는 말한다.

ⓒ 사진=홍대기
"모든 게 마찬가지에요. 재료가 일단 좋아야죠. 그게 기본이라 이거죠. 증류수의 경우는 곡주가 쉬거나, 과일주에서도 상품가치가 떨어져서 팔지 못 하는 것으로 하는 경우도 있어요. 마음이란 거죠. 정성.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으로 만들어야죠. 가장 좋은 재료로 정성을 들여서 만들면 당장은 이익이 많이 남지 않고 사람들이 안 알아주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알지 않겠나 싶어요."

임경순 장인은 기능보유자였으나 1998년 명을 달리한 신형철 장인에게서 송로주제조법을 전수받았다. 소주의 제조법은 신 장인의 외조모인 정금이(鄭今二)가 저술한 1880년의 '음식법'이라는 책과 16세기경에 저술된 것으로 추정되는 필사본에 유일하게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이에 의하면 "쌀 한 말을 하려면 솔옹이를 생률 쳐 고이 다듬어 놓고 섬누룩 넉 되를 넣고 물 서 말을 부어 빚어 두었다가 멀겋커든 소주를 여러물 가지말고 장작을 때어 고으면 맛이 좋고 백소주로 받아 먹어야지 절통도 즉시 낫느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봉룡 등의 한약재를 첨가한 때문일까.

ⓒ 사진=홍대기
송로주를 마시면 장수한다는 속설이 있으며 '동의보감음식법'에도 관절·신경통에 좋다고 기록돼 있다.

행사장에는 체험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임 장인은 이야기 중에도 여러 번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해야 했다.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에서 어린이와 어른 구분 없이 하나 하나 세심하게 설명하고 보여주는 장인을 모습을 보았다. 그를 보며 송로주의 제조과정 중에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 사진=홍대기
"술을 만드는 데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지요. 전에는 장작으로 불을 때고 했는데 판매용은 스팀으로 해요. 상품이 되려면 도수, 색깔, 맛 이런 것이 일정해야 하니까요. 술에 자잘한 앙금도 녹아 있고요. 불을 잘 못 때면 눌어붙어 탄내가 나게 되지요. 감압식으로 해 놓았어요. 산에서 밥을 할 때 90도 이내에서도 밥은 되지요. 밥이 되기는 해도 기압이 낮으면 위에는 설고, 중간엔 익어도 밑에는 타고 그러지요? 알콜은 70도가 넘으면 끓어요. 술은 기압을 60기압까지 내려서 40도에서 증류를 해요. 증류된 알콜이 찬 데에 부딪히면 이슬처럼 응결되어 맺히는 거죠. 친구들과 나눠 먹기 위해서는 상관없지만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 현대화가 필요해요. 온도 조절기는 쓰지 않고 계속 붙어 서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송로주가 비싸다고도 해요. 만들기 위해서 마음을 쏟고, 들인 정성을 생각하면 비싸다고는 할 수 없어요."

농부의 발자국소리를 듣고 벼이삭이 자라듯이 송로주는 임 장인의 발자국소리를 듣고 맺힐 것이다. 셀 수 없이 오고 간 임 장인의 발걸음과 정성을 알게 된다면 송로주 한 방울 한 방울의 가치도 알게 될 것이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솔향으로 소나무처럼 눈빛도 마음도 깊어지리니….

/글·사진=홍대기(사진작가)·이옥주(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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