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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차 직장인의 소회와 각오

꿈 이루기 달려온 시간…"더 큰 꿈을 위해 또 달려야죠"

  • 웹출고시간2014.02.20 19:13:02
  • 최종수정2014.02.20 19:13:02
우리는 느닷없는 천재지변으로 삶의 터전을 잃기도 하고, 기상천외한 사건사고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회가 살아갈만한 것은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또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이 흘린 값진 땀방울은 사회라는 거대한 톱니바퀴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불의의 사고로 화상을 입었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곳은 병원일 것이고, 각자가 추구하는 관심분야에 대해 보다 학문적인 체계를 쌓고 싶다면 대학에 들어갈 것이다.

직장 새내기로서 첫 월급을 쪼개 부모님께 내복 한 벌을 선물할 계획이라면 월급통장 먼저 개설할 것이다.

K팝의 주역인 인기 '아이돌 그룹'에 열광하는 것은 화려한 볼거리로 단단히 무장한 무대가 한몫 했을 것이고, 우리가 자치단체장의 행보나 이슈의 현장을 사진과 기사로 볼 수 있는 것은 각자의 분야에서 소신껏 일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창간 11주년을 맞는 충북일보가 각 분야 11년차를 선정해 그들의 소회와 각오를 들어봤다.

본보에 입사해 11년차가 된 김수미 기자와 직업에 대한 호기심으로 의사가 된 정의영 성형외과 원장, 레크리에이션을 전공해 그 길로 대중 앞에 서게 된 장춘권 MC.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화려한 조명과 특수효과로 무대 위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무대 뒤 주인공 최창학(특수효과)·고정찬(조명) 대표, 역대 청주시장의 행보나 시정 소식을 카메라에 담아온 시공무원 홍지영 주무관.

만인이 선호하는 평생직장 농협은행원으로 있는 김혜은 농협은행 증평군지부 계장, 그리고 대학에서 연극영화과 강의를 맡아 다양한 무대를 경험시켜주는 장경민 교수 등 분야별 11년차의 모습을 지면에 담았다.

△정의영 청주 와인피부과·성형외과 원장(성형외과 전문의)

서울이 고향인 정의영 원장은 입시경쟁이 치열한 강남 팔학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대학진로를 결정하는 시기에 '의사를 한번 해보겠다'는 마음이 커져 의대를 지원한 것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대학시절, 그는 한창 사진찍기에 매료됐었다고 했다. 용돈을 버는 족족 사진장비 구입에 퍼 붓는 통에 대학시절 내내 모은 사진장비는 어마어마했다.

그러나 얼마 뒤 간소해진 장비 탓에 대부분의 장비들이 골동품 취급을 받았다고 했다.

정 원장은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아름다운 것을 더 아름답게 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는 것이 의사로서 보람이고 환자들에게 만족인데, 환자들이 마음으로 자신의 외모를 바라봤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부족한 듯 한 게 진정한 매력임을 알아봤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의대에 들어가 줄 곳 화상환자들도 돌보고 있는 그는 "어린이 환자들이 해맑게 웃으며 완치된 모습을 보여줬을 때 덩달아 행복해 진다"며 "화상으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는 어린이 환자들이 제일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얼마 전 예쁜 딸을 출산해 아빠가 된 그는 "세계의 오지를 돌며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새 가족이 생긴만큼 가족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가장으로서의 역할도 잘 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혜은 농협은행 증평군지부 계장

농협은행 증평군지부에서 근무하는 김혜은 계장은 자신에게 있어 농협이라는 직장은 반려자와도 같은 존재라고 했다.

때론 직장이라는 울타리에 기댈 수 있고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 소통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라고 했다.

그녀가 농협은행에 입사하게 된 것은 '친구따라 강남갔다 계 타는 격'이 됐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친구들이 우르르 농협에 입사원서를 내게 됐는데 그녀는 얼결에 친구따라 입사원서를 내게 됐다.

그리고 농협은행에 취업하게 된 사람이 김 계장이다.

그녀는 "농협에 근무하면서 친절한 미소로 공손하게 상대방을 대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대화하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신뢰를 얻는 법을 배웠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계장은 이 같은 습관이 몸에 밴 자신을 보면서 "저를 믿고 찾아와 주시는 고객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든든한 일처리 지원자가 되겠다"며 "열심히 직장 일에 몰두 할 수 있게 용기를 주는 아이들과 남편한테도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더 분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고객들을 대할 때 한번보고 스칠 인연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인간관계에 있어 늘 한번 맺은 인연은 귀한 고객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항상 초심의 자세를 잃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마음을 다잡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춘권(용춘브라더스)MC

최근 가수 김장훈과 독도횡단 프로젝트에 참가한데 이어 각 업계의 재능기부로 소아암어린이돕기 콘서트를 펼친 장춘권 MC(사회자)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지도를 얻어가고 있다.

TV방송이나 전국 각 축제 현장에서 진행을 맡으 맛깔 나는 입담을 과시하고 있다.

"고향이 부산인데 저같이 넉살좋은 사람도 충청도에서 자리 잡기 어려웠습니다. 대학을 청주에서 다녀 지금은 청주가 제2의 고향이 됐지만 경상도 특유의 억양이 있어 방송 일에서는 많이 배제됐었죠."

그는 경상도 억양도 하나의 개성이 됐다고 강조했다. 장MC 특유의 억양에 관중들이 즐거워하고 그 모습을 보는 자신도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장MC는 몇 해 전 선배MC인 박용관과 각자의 이름을 딴 남성MC듀오 '용춘브라더스'를 전국 최초로 결성했다. 용춘브라더스는 2011년 '말빨쑈'라는 토크 콘서트와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매해 지금까지 매년 꾸준한 토크 콘서트와 앨범 발매로 상당한 팬층까지 확보한 상태다.

또 지난해 소아암어린이돕기 재능기부 프로젝트를 기획해 무대에 필요한 장비, 제작 등 관련업계에 뜻 있는 지인들과 함께 콘서트를 열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지금까지 일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못 놀아주고 와이프나 가정에 소홀한 것이 가장 미안하다"며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좋은 아빠로 기억되도록 바지런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처음 소아암 어린이들을 만났는데, 정상인인 나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반성하게 됐다"며 "내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다가 '무대에 설 수 있는 그 순간까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최창학 대한SFX(special effects) 대표

무대에서 특수효과를 내는 최창학 대한SFX 대표는 충북 업계에서 유일하다.

최 대표처럼 특수효과만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은 전국적으로도 드물다.

그래서 그는 요즘 전국의 모든 특효를 담당하는 특권 아닌 특권을 누리고 있다.

청주가 고향인 그는 전 세계를 돌며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만났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도 해보고 일식 자격증을 따 주방장도 해 봤으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했다.

그러다 TV시청 중 우연히 불꽃이 일고 지금은 흔히 볼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파격적인, 무대에서 사람이 튀어 올라오는 모습에 매료돼 방송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에게 당시 이 같은 무대변화는 마치 한편의 매직쇼를 보는 듯 했다. 신기하고 멋있는 광경에 사진이 사업체를 내고 직접 이 무대를 만들어가게 됐다.

최 대표는 다음달 방영되는 TV프로그램 '우리결혼했어요' 특집에서도 특효를 맡았다.

인기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패러디한 유람선 파티 장면인데 밤하늘에 펼쳐지는 불꽃놀이를 최 대표가 한 폭의 그림처럼 연출해 낸다.

또 2년째 미스코리아선발대회 충북대회에 참여하고 있고 모 방송 무한도전가요제, 가요대제전, 지역 축제와 콘서트 현장 등에서도 특효의 묘미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한류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동남아시아, 중국 등에서 K-pop 해외 콘서트 무대의 특수효과를 맡고 있는데 이 분야가 지역에서는 단순 이벤트성으로 비춰질 때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편견을 깬 다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그동안의 인식도 바꾸고 후배도 양성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닦아 나갈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고정찬 포커스조명 대표

대전이 고향인 고정찬 대표는 대학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전공해 틈틈이 이벤트 사무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당시 청주에서 대학을 다니다보니 용돈벌이로 행사 진행 등을 맡았는데 주변에서 진행자로 소질 있다는 말에 졸업 후 진행자의 길을 걸어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다 그는 군에 입대했고 제대 후 다시 청주에 와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그러던 그가 생각해 낸 것은 이벤트에 필요한 조명 장비를 구입하는 것이었다.

고 대표는 "큰맘 먹고 아버지께 부탁해 수 천여 만 원을 빌려 고가의 장비들을 사들였다"며 "그때는 아버지께 빌린 돈을 빨리 갚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는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행사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현재 도내 업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등 도내 축제나 행사는 물론 대학관련 행사, 가수 콘서트, 해외 공연 등도 그의 조명이 켜지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사무실은 물론 장비들을 보관하고 이를 이동할 때 쓰는 탑차 등을 보관하는 창고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사업체 규모를 갖췄다.

고 대표는 "주변에서 잘 봐주셔서 제 조명도 빛을 발하는 건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며 "더 분발해서 조명이 켜진 모습만 봐도 누가 했구나하고 알아볼 정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우이웃돕기나 환우돕기 행사에 참여해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장경민 청주대 연극영화과 교수

청주 토박이인 장경민 교수는 연극배우이자 연출가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자라 연극부터 시작했다.

늘 아버지와 함께 배우들의 연기하는 모습을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극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연출을 배우게 됐는데 공연이 끝난 뒤 남는 여운과 감동이 좋아 본격적인 연출 공부를 하게 됐다.

그는 "지금까지 이 일을 하면서 연극무대의 연출을 맡게 된 순간, 학창시절 연극을 하던 청주대 연극과 소극장에서 처음 지도교수로 제작실습 공연을 올렸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했다.

대학에서 이론과 실습을 공부한 그는 이후 대학원에 입학해 연출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배워 나갔다.

졸업 후 그는 본격적으로 대학 강의에 나서 11년째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연출과 강의를 병행하면서 가장 최악의 순간을 "2001년 대학원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제작, 연출 했던 작품이 실패했을 때"라고 했다.

이어 그는 "당시 700만원을 투자해 제작한 아동극이었는데 홍보부족과 협찬부족 관객동원 실패 등으로 비참한 결과를 얻었다"며 "다시는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예술은 눈높이를 맞추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를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항상 새로운 것을 위해 노력하는 연극인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홍지영 청주시청 공보관실 주무관

영동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부터 줄 곳 청주에서 생활해 온 홍지영 주무관.

그녀는 고등학교 때 사진반 선생님이 좋아 무작정 사진을 시작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대학 전공으로까지 이어졌고 이후 줄곧 사진작가의 꿈을 키워갔던 그녀는 결국 청주시 공무원이 됐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아예 카메라를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역대 시장들의 발자취와 청주시 역사를 카메라 앵글에 담아내는 일을 한다.

그녀가 찍은 한 장, 한 장의 사진들은 청주 역사를 이루는 하나의 기록이 되고 있다.

홍 주무관은 "고등학교 때 사진반을 한 것이 대학과 진로 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청주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사명감으로 맡은 일에 소신을 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사진을 맡고 있지만 모두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며 "현재의 자리에서 청주를 바라볼 수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앞으로는 통합청주시의 새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인다"고 덧붙였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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