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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2.30 13:56:37
  • 최종수정2013.12.30 13:56:37
2013년이 딱 하루 남았다. 거리의 불빛은 휘황하다. 한 해를 갈무리하려는 듯 오가는 사람들이 모두 바쁘다. 마무리 하는 시간이다. 감사함과 서운함이 교차한다. 하지만 감사함이 더 크다. 내 주위 사람과 세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비움과 채움, 나눔에 대해 생각한다. 내 존재의 이유도 함께 묻는다.

***긍정의 힘이 내일을 만든다

한 해가 허공 속으로 사라진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결국 소멸한다. 지상에서 단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진리다.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가 될 수 있다. 그릇은 비워야 채워진다. 결국 사라져야 나타난다. 송구영신의 의미가 이런 것 아닌가 싶다.

얼마 전 네팔 여행을 다녀왔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 여행이었다. 2013년 송년 여행으로 기획한 프로젝트다. 그 곳에서 정말 귀하고 소중한 인연들은 만났다. 그리고 이별했다. 이별을 통해 더 넓고 깊은 혜안을 얻을 수 있었다. 산 여행이 준 비움과 채움, 그리고 나눔의 깨침이었다.

날씨는 더 없이 맑고 깨끗했다. 시종 즐거운 여행이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가면서 연일 즐거웠다. 그 곳에서 바라본 풍경은 아름다웠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풍경은 힘든 만큼의 행복감을 선물했다.

내려오는 길은 오르는 길 만큼이나 고통스러웠다. 내림길과 오름길의 연속이었다. 주고받아야 사는 세상 이치와 같았다. 비워야 채워지는 진리와 다르지 않았다. 힘을 들여 올라야 내려가는 길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속에서 만난 인연들은 큰 힘이 됐다.

오를 때 제대로 보지 못한 풍경이 내려올 땐 보였다. 풍경은 평화롭고 고즈넉했다. 소박한 마을 모습과 작은 집 귀퉁이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노는 짓거리도 눈에 들어왔다. 모든 게 아름다운 풍경으로 간직됐다.

어찌 이런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겠는가. 모두 함께 한 이들 덕이다. 지난해에도 히말라야 산군을 찾은 적이 있다. 그 때 함께 한 이가 이번 여행에서도 안내를 맡았다. 그것도 기꺼이 함께 했다. 그 마음이 고맙기 그지없다.

올해는 내게 고민 많은 한 해였다. 하지만 히말라야 산 여행을 하면서 내내 즐거웠다. 행복했다. 함께 한 이들이 보낸 위로와 격려는 큰 힘이 됐다. 무엇보다 가슴 저리고 감사했다. 결코 잊지 못할 우정과 사랑이었다. 감사한 인연들이 있어 참으로 행복한 한 해였다.

우리말 중에 󰡐덕분에󰡑라는 말이 있다. 물론 󰡐때문에󰡑라는 말도 있다. 󰡐덕분에󰡑는 긍정의 의미다. 󰡐때문에󰡑는 부정의 의미를 담고 있다. 비슷한 것 같지만 그 차이는 엄청나다. 이번 산 여행에서 󰡐덕분에󰡑를 배웠다. 올 한 해를 보내면서 가슴에 담고 싶은 단어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오늘 하루를 긍정적으로 보는 '덕분에'로 살고 있는가. 아니면 부정적으로 탓하는 '때문에'로 살고 있는가. 한 해를 되돌아보며 생각해 볼 두 단어다. 지금까지 󰡐때문에󰡑로 살았다면 새해부턴 󰡐덕분에󰡑로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게 좋다.

한 해를 보내는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엔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 절망과 슬픔에 몸서리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제각각의 괴로움에 절망하는 이들이 많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란 말조차 괴로움인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마저도 󰡐덕분에󰡑로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때문에󰡑에 집착하면 더 슬퍼지고 괴로워지기 때문이다. 󰡐때문에󰡑는 나쁜 감정의 덫에서 헤어나기 어렵게 한다. 왜 내게만 이런 일이 생길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힘든 일을 당할 때마다 오히려 현실적인 삶을 더 알뜰히 챙겨야 한다. 긍정의 힘이 더 세야 부정의 힘을 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슬픔과 괴로움은 극복하기 위해 있다고 믿으면 된다.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렇게 기막힌 현실이 내 앞에 직면할 때가 있다. 그래도 내 존재를 위해 내가 감당해야 한다. 시간을 감당하다 보면 엄청난 일도 할 수 있게 된다. 주변의 도움이 있다면 좀 더 빨리 할 수 있다.

더 악착스러운 용기를 내야 한다. 삶에 정답은 없다. 전혀 다른 골목에서 인생은 역전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삶의 가치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자처럼 삶과 죽음을 너무 초연하게 바라보라는 강조는 아니다.

새해에도 내 삶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한 것은 쓸모없음의 쓸모를 강조한 아포리즘이다. 한 해를 보내며 삶의 가치를 거기서 찾아보는 것도 유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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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