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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1.11 16:24:51
  • 최종수정2013.11.11 16:24:51
가을이 갔다. 아니 가고 있다. 어제부터 한파가 엄습하고 있다. 겨울 초입이다. 사계절은 어김없이 순환하고 있다. 세상사는 이치도 비슷하다. 정치라고 다르지 않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정치상황은 싱그러운 녹음도, 단풍 절정의 만산홍엽도 아니다. 한파 몰아치는 암울한 동토와 같다. 내리막길을 끝없이 가고 있는 듯하다. 안타깝다.

국민이 행복한 길로 가야

길은 두 종류다.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이 있다. 가야할 길은 당연히 가면 된다. 문제는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가는 일이다. 계속 가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때때로 잘못된 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어리석으니까' '유혹하니까' '꼬드기니까' 등 각각의 사연과 까닭도 절절하다. 그러나 가지 말아야 할 길이라면 가지 말아야 한다. 알면서도 그 길을 계속가면 정말 어리석다.

깨닫고 바꾸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른 방향을 바른 방향으로 변경하고 갈아탈 줄 알아야 한다. 옳은 길로 방향을 바꾸고 그 곳으로 가면 된다. 주저할 일이 아니다. 남은 시간을 더 망치지 않기 위해서다. 그게 용기다.

용기를 내 바꾸거나 갈아타면 많은 변화가 생긴다. 더 멋진 길을 걸을 수 있다. 한쪽 문을 걸어 나와야 다른 쪽 문이 열린다. 당연하다. 양쪽 길을 동시에 걸을 순 없다. 그렇다면 가야만 하는 길을 걷는 게 이치다. 선택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민주당이 엊그제 서울광장의 낡은 천막당사를 걷었다. 지난 8월1일 원내외 병행투쟁을 선언하며 거리로 나선 지 101일 만이다. 평가는 엇갈린다. 물론 우호적인 국민도 있다. 하지만 혀를 차는 국민도 적지 않다.

민주당은 그동안 뭘 얻고, 뭘 잃었을까. 손익계산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민주당은 석 달여 동안 국민 지지와 기대의 수준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당 입장에서 보면 참 불행한 일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왜 그럴까. 진지하게 성찰해 봐야 한다.

민주당은 천막 철거를 계기로 확 달라져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정치, 정당 활동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당리당략의 미로에서 우왕좌왕하면 결과는 항상 같을 수밖에 없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간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런데 또 불안하다. 오늘 가려는 길이 어제 갔던 길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국민이 민주당에 눈길을 덜 주는 이유는 있다. 국정원 문제 때문이 아니다. 민의와 민생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금도 여전히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이 응하지 않으면 내년도 예산안과 새 정부의 민생 법안 처리를 막겠다고 한다. 국정을 볼모로, 국민을 볼모로 하고 있는 셈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곡절은 있었지만 국정원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재판결과 유죄로 인정되면 댓글 사건의 승자는 민주당이다. 그런데 결과도 보지 않고 내년도 예산과 민생 법안을 봉쇄할 생각을 하고 있다.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고질적인 병폐다.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 법안은 국민생활과 직결된다. 민생 현장에 고통이 쌓여간다면 여론의 분노는 한 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그런 우를 범해선 곤란하다. 자칫 민주당이 천막당사를 철거한 이유도, 명분도 사라지게 된다. 잘 헤아려 결정할 문제다.

국민에 충성하면 국민의 보답을 받을 수 있다. 필연적 결과다. 그러나 지금처럼 계속 가면 결과는 너무 뻔하다.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민주당은 국민을 위한 길에서 비켜나선 안 된다. 지금 국민이 뭘 원하는지 정확히 꿰뚫어 봐야 한다.

부디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을 놓고 다른 길로 가지 않았으면 한다. 더 이상 가지 말아야 할 길로 깊숙이 들어가지 말았으면 한다. 국민 무시의 결말은 언제나 씁쓸했다.

민생 챙기기에 집중해야

국민이 행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민주당이 국민을 향해 서야 한다. 국민들을 위한 빛과 그림자가 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도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민주당이 다시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을 길은 있다. 우선 대선불복 의사가 없다는 점을 공식 천명할 필요가 있다. 사사건건 의혹 부풀리기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정치집단이든, 비정치집단이든 그들에게 기대는 모습도 좋지 않다. 통진당 사태가 많은 교훈을 준다.

민주당은 이제 민생과 경제살리기 법안 처리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게 수권·대안 정당으로 가는 길이다. 갈래 길이 있다면 반드시 가야할 길로 가야 한다. 손자병법 구변편(九變篇)에 나오는 도유소불유(塗有所不由) 문구를 떠올려 보는 것도 좋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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