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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0.14 16:54:33
  • 최종수정2013.10.14 16:54:33
아이러니는 예상 밖의 결과가 빚은 모순이다. 그리고 부조화다. 원하는 행동과 실제로 나타나는 결과가 정반대일 때 생긴다. 일본 방문 길에서 그 것을 느꼈다. 숱한 아이러니가 내재된 일본을 봤다. 미일동맹과 일본-오키나와, 미국-오키나와 관계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왜 그럴까.

***미일 안보유착으로 상호 이익

지난 주 일본 도쿄와 오키나와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도쿄는 번잡했다. 서울의 일상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과 차량들의 모습도 비슷했다. 그러나 비슷함 속에서 한국과 다른 일본의 아이러니를 볼 수 있었다.

아베정권은 지금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전쟁수행이 가능한 군대로 만들기 위해 평화헌법 개정작업까지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특별한 토를 달지 않고 방관하고 있다.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미국은 아예 한발 더 나아갔다. 일본의 자위대가 전쟁에 개입할 수 있는 근거까지 마련해 줬다. 얼마 전 열린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에서 '집단적 자위권'(collective self-defense) 행사를 할 수 있는 지위를 인정했다. 궁극적으로 일본의 '전쟁식욕'을 채울 수 있게 해준 셈이다.

일본 자위대는 군대가 아니다. 경찰에 가깝다. 하지만 집단적 자위권을 획득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군대와 똑같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군사력은 이미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어느 국가와도 '1대1 전쟁'을 치를 수 있을 정도다.

미국의 이런 태도는 아이러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주적이었던 일본의 전쟁범죄를 용서해준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집단적 자위권'은 우방국 등이 무력공격을 받으면 참전할 수 있는 권리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한미동맹에 의해 미국이 참전하게 되는 이치다.

그런데 일본 자위대가 집단적 자위권을 획득하게 되면 일본도 참전할 수 있게 된다. 우방국 사슬이 일본까지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우리가 긴장하고 걱정하는 까닭도 여기 있다.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가 한반도를 노림수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전범 국가다. 하지만 패망 후 경제 부흥과 함께 무척 교만해졌다. 전쟁의 범죄를 잊은 듯한 태도다. 전쟁에 대한 후회도 없는 듯하다. 그런 일본에게 미국은 살상무기를 다시 사용토록 하고 있다. 중대 범죄로 인해 무기수로 복역 중인 죄수를 스스로 풀어준 셈이다.

미국은 지구방위사령관과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고 있다. 그런 미국이 유엔헌장에 보장된 권리를 내세워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일본에 면죄부를 줬다. 게다가 '용병'의 자격까지 건넸다. 범죄자에게 경찰자격을 준 것과 다름없다. 또 한 번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일본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영원한 용병으로만 남을 거란 기대는 너무 순진하다. 때가 문제일 뿐 언제고 지금의 경계를 무너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끊임없이 그 기회를 찾을 게 뻔하다.

현재 일본의 움직임을 보면 전의를 느끼게 한다. 마치 2차 세계대전 이전의 일본을 보는 것 같다. 우파 보수 세력들은 꾸준히 헌법 개정을 통한 군대 보유를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북한 핵개발 등을 이유로 일본 핵무장까지 거론하고 있다.

또 하나의 아이러니가 여기서 발견된다. 현 상황에서 핵무기 보유는 전쟁을 다시 한 번 일으켜 보겠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일본은 핵무기에 의한 피해를 가장 절실하게 알고 있다. 핵무기에 의한 패망을 경험한 나라다. 그런데 핵무기를 보유하겠다고 한다. 미국도 일본의 핵무기 생산을 위한 플루토늄 처리시설을 용인하고 있다. 참 이해하기 힘들다. 왜 그럴까. 안보유착에서 얻어지는 상호간의 이익 때문이다.

***모든 정책에 국가이익이 우선

미국과 일본의 현실 관계는 아이러니다. 가깝게 보면 일본은 패전국이고, 미국은 승전국이다. 그런데 지금 미국과 일본은 동북아 지역을 공동 방어하기 위한 동반자적 동맹관계를 맺고 있다.

일본과 오키나와, 미국의 관계 역시 아이러니다. 오키나와는 일본에 흡수 합병된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엔 최후의 결전장으로 10만 명이 넘는 주민이 희생된 곳이다. 그런 곳에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미군의 75%가 주둔하고 있다.

일본의 아이러니는 국가 이익에서 출발한다. 현실의 국가 이익이 역사의 치욕을 참아내게 할 정도다. 일본의 최대 목표는 세계 제1의 부국강병이다. 그 다음 순서는 역사적 치욕을 치유하고 극복하는 순서로 정해졌을 게다.

우리는 어떤가. 한미관계, 한일관계는 어떤가.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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