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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따가운 햇볕보다 아침저녁의 시원한 상쾌함이 좋다. 절기를 거스르지 않는 자연의 섭리가 오묘하다. 아침저녁 날씨가 선선해졌다.

모레가 추석이다.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민족의 대이동이 곧 시작된다. 정치권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졌다. 추석민심 때문이다. 정치를 바라보는 유권자의 눈이 더 중요해졌다.

유권자가 먼저 반듯해야

정국은 여전히 시끄럽다. 굵직한 사건도 많았다. 최근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필두로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식 사건' 등 대형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 3자 회담'은 국민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모두 추석연휴기간동안 뒷담화 거리로 충분하다. 밥상머리에서 회자될 사안들이다. 내년 6·4지방선거역시 주요 얘깃거리다.

그런데 참 묘하다. 언제나 이런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안들이 선거와 깊은 연관성을 갖기 때문이다.

우리는 선거를 이야기할 때 곧잘 흥분한다.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라서기도 한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한다. 내가 선택한 후보가 부정·부패에 연루되기라도 하면 입에 거품을 문다.

잘못된 선택에 대한 후회다. '후회는 언제나 늦을 뿐이다'란 교훈을 주곤 한다. 잘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결정전에 바른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기본적으로 우리, 즉 유권자가 먼저 반듯해야 한다. 부정·부패한 생각이 없어야 한다.

부정과 부패는 정치인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도 저지르고, 기업인들도 저지른다. 일반 국민인 우리도 마찬가지다. 정치인들의 부정부패를 그토록 혐오하면서도 내겐 관대하다. 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

때론 정치인들의 돈에 표를 판다.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돈을 주지 않으면 섭섭해 한다. '선거'라는 말만 나오면 후보에게 무엇이라도 받아내려 한다. 그리고 돈을 주는 게 죄지 받는 것은 죄가 아니라고 위안한다.

하지만 아니다. 돈을 주고 표를 사는 것과 돈을 받고 표를 파는 것은 다르지 않다. 썩은 정치는 썩은 선거에서 비롯된다. 타락한 정치의 악순환은 타락한 정치인만 있다고 가능한 게 아니다. 상호작용이 있어야 가능하다. 유권자 동조 없인 불가능하다.

선거와 관련해 향응을 제공받은 충북 옥천지역 유권자 308명에게 거액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1인당 29만∼43만5천 원씩 모두 1억811만2천원이다. 2011년 11월 6일 모단체로부터 관광과 음식을 제공받은 혐의 때문이다.

40~50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그 땐 '고무신선거'와 '막걸리선거'라는 말이 유행했던 시절이다. 배고팠던 60∼70년대 통용된 타락선거의 전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배고픈 유권자도 별로 없다. 그런데도 불법 타락선거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내용만 달라졌을 뿐이다.

옥천주민들은 잘못을 잘못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공짜로 놀러 가자는 말을 가볍게 생각했다. 별 생각 없이 관광버스에 올라탄 게 화근이었다. 그러나 예전과 달라졌다. 향응 제공자는 물론 주민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 그 것도 아주 크게 져야 한다. 시대가 그렇게 변했다.

불법·부정을 막으려는 제도적 장치는 마련돼 있다. 하지만 지켜야 할 사람들이 가벼이 여기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안 만든 것만도 못하다. 그저 거추장스러운 무용지물로 남기 때문이다.

달라져야 한다. 주려는 자나 받으려는 자 모두 변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선거법도 소용없다.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지키지 않으면 별 수 없다. 정치가 바로 서기 위해 깨끗한 선거가 필수조건이다. 깨끗한 선거는 깨끗한 유권자 의식이 선행조건이다.

선거문화도 깨끗해진다

제도만 바로잡는다고 깨끗한 선거가 되진 않는다.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는 것은 정치인의 몫이다. 유권자에겐 제도를 감시하고 협조하는 몫이 있다. 우리는 그동안 습관적으로 선거 때마다 혈연과 학연, 지연에 얽매인 투표를 해 왔다. 그런 관행이 정치문화 발전을 가로막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순간의 선택이 4년을 좌우한다.

유권자가 현명해야 선거혁명도 가능하다. 현명한 유권자는 국가의 미래와 정치도 바꿀 수 있다. 궁극적으로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은 유권자의 몫이다. 그 다음이 정치 선진화다. 현명한 소비자가 기업문화까지 바꾸는 이치와 같다.

유권자들은 이번 추석연휴 동안 정치권이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 그런 다음 추석민심으로 정치권에 충고해야 한다. 정치 좀 잘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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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