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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9.09 15:56:26
  • 최종수정2013.09.09 15:56:26
추석이 코앞이다. 추석명절에서 느끼는 정취는 절대 속도가 아니다. 은은하고 느리게 오는 감성이다. 여름 녹음 속에서 가을 단풍을 기다리는 기대와 같다. 자연에서 느끼는 감정과도 비슷하다. 숲과 나무의 자연스러움과 기교를 부리지 않은 단정함은 삶의 여유를 가져다준다. 느림의 미학이다. 그 여유의 느림은 아날로그적 삶에서 온다.

***디지털은 나만 위한 소통 조장

현대인의 하루는 아주 바쁘다. 대개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 컴퓨터나 모바일 등과 함께 한다.

나의 하루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집에서든 사무실에서든 무작정 컴퓨터를 켜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늘도 컴퓨터를 켜는 것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외근 중에도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스마트폰은 역시 편리하고 빠르다. 모르는 게 있으면 빨리 검색해서 찾을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 구입 이전보다 확실히 정보 습득이 빨라졌다. 하지만 윤택한 삶은 아니다. 되레 전보다 아주 건조해졌다.

카카오톡의 쉴 새 없는 답장은 이미 단답형으로 변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친인척이나 지인들에게 손으로 쓴 편지를 보낸 적이 없다. 대부분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안부와 용무를 전했다. 지식 습득은 빨라졌다. 하지만 마음은 쫓기고 있다.

디지털은 편리함과 속도를 제공해 준다. 그런데 아날로그적 삶만큼의 행복을 주지 않는다. 무언가 놓치고 있는 듯한 불안감 때문이다. 빠름만 추구하는 세상에서 행복을 놓치고 있는 셈이다. 군중 속의 고독보다 더한 디지털 혁명 속의 외로움과 같다. 의미 없이 쳇바퀴만 굴리는 다람쥐 꼴이다.

우리는 지금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조그마한 화면에 갇혀 살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은 진정한 의사소통에서 나온다. 말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다. 나와 소통하는 상대방의 의도와 생각이 같으면 된다.

그러나 디지털의 발전과 함께 진정한 의사소통이 사라졌다. 연결의 과잉인가. 관계의 결핍인가. 상대방이 아닌 '나'만을 위한 일방적 소통만 이뤄지고 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만 보여준다. 나만을 위한 소통에 만족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소통의 결과물인 공감도 없다. 공허함만 있을 뿐이다.

우리의 감정은 언어보다 비언어로 전달될 때가 많다. 그런데 디지털의 총아인 SNS 상에는 비언어적 메시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용기를 북돋아주는 따뜻한 포옹이 없다. 다만 '힘내' '용기내라' 식의 댓글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포옹만큼의 위력이 없다. 마음 한 구석이 채워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한다. 디지털로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이들도 있다. 디지털을 보는 시각과 이용하는 관점의 차이 때문이다. 아날로그적인 삶과 디지털적 삶은 서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물론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분명히 상반된 개념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는 공존한다. 다만 관점의 차이가 아주 큰 차이를 만든다. 소중한 내 아내의 생일날, 이메일이나 전화문자로 축하 하는 것과 직접 케이크를 사들고 가 축하하는 일은 다르다. 축하라는 큰 개념에선 같지만 의미는 아주 다르다.

그 속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몸소 마련한 케이크엔 아내를 생각하는 따뜻하고 친근한 무엇이 묻어있다. 사랑이 들어있다. 그만큼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를 담아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래야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큰 울림을 주는 아날로그적 삶을 살 수 있다.

***공감은 아날로그 삶에서 나와

변화를 꾀 할 때다. 디지털 속에서 내 안의 아날로그 감성을 찾아내야 한다. 변화하는 세상을 막을 수는 없다. 다만 아무리 급변하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진실한 소통과 유대감 등 우리의 본질적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아날로그적 삶은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일이다. 돌 징검다리를 딛고 한 템포 쉬어가듯 사는 삶이다. 느리지만 행복에 가까워지는 길을 찾는 방법이다. 정답과 오답 사이에 있는 또 다른 정답을 찾는 일이다.

조금은 미련하지만 아날로그적인 삶의 방식을 선택해 보자. 이번 명절만이라도 TV도,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다 꺼보자. 디지털 기기들을 다 내려놓고 사람과 사람끼리 대화를 해보자. 소통 속에 공감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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