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3.07.29 17:57: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장마철이다. 짜증난다. 비가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날지 예측이 어렵다. 또 얼마나 올지도 잘 모른다. 장마철 많은 비는 아주 자연스럽다. 하지만 반쪽 장마는 날마다 헷갈린다. 남부와 중부가 확연하게 다르다. 비의 형태도 지역마다 다르게 쏟아지는 기습적 폭우 일색이다. 꼭 우리 정치권을 빼닮았다. 그래서 그럴까. 올 장마에 대한 불안감이 참 크다.

***말이 들쭉날쭉 해선 안 된다

정치권에서는 보통 7~8월을 하한정국이라고 표현한다. 국회의원들이 전반기 동안 제대로 못했던 지역구 관리를 하고 휴식을 취하는 계절이다. 9월 정기국회를 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 여름은 다르다. 여야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증발로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야의 공방은 뜨거운 여름날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게다가 민심행보까지 겹쳤다. 정치권이 어느 해보다도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엔 그렇다.

NLL(북방한계선)이 그 중심에 있다.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당시 고 노무현 대통령의 'NLL 발언'이 화근이 됐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 사회를 집어 삼키고 있다. '포기다', '아니다'로 시작된 여야 논쟁은 끝없이 계속됐다.

결국 '사초(史草) 실종' 정국으로까지 비화됐다. 대화록의 행방을 찾지 못하자 '네 탓' 공방으로 이어졌다. 관련자들이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할 초유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정치권이 당파적 이익만을 계산한 결과다.

국가의 중요한 말(기록)이 개인이나 정권의 편익에 따라 유린당해선 안 된다. 국가의 중요한 기록은 보존돼야 마땅하다. 필요하면 검색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고의든 실수든 국가의 중요한 기록이 사라지게 된 것은 아주 중대한 실수다.

NLL 문제는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당파적 논쟁으로 이끌어갈 문제는 아니다. 여야가 모두 같은 생각이어야 한다. 그게 보편적이다. 조국 수호에 다른 생각이 관여할 공간이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평화적인 NLL 수호 해법을 찾아냈어야 했다.

NLL은 동족상잔 비극의 시대에 태어났다. 남북 대치라는 슬픈 시대의 산물이 됐다. 국민 대다수 대부분은 지금 NLL을 영토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이제라도 정치권은 더 이상의 정쟁을 자제해야 맞다. 그동안 챙기지 못한 민생 챙기기에 나서는 게 옳다. 사초 실종 사건의 진실은 검찰 수사결과를 통해 밝히면 된다.

정치권의 최종 목표는 사회의 난제 풀기다. 국민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야 정치권은 구태정치를 버리겠다고 했다. 정치개혁과 쇄신을 약속했다. 민생을 챙기기에 적극 나서겠다고 떠들어댔다. 하지만 지켜진 게 없다.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우리 정치를 신뢰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치인의 말이 바르지 않기 때문이다. 언제나 약속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도, 총선 때도 그랬다. 지방선거 때도 마찬가지였다. 선거가 끝나면 언제나 말이 말 같지 않았다.

국회는 말을 통해 모든 것이 이뤄지는 곳이다. 말이 소중한 곳이다. 그래서 국회는 '말하는 집(parliament)'으로 불린다. 프랑스어 '말하다 parler'가 증명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 역시 말하는 집인 것은 맞다. 하지만 막말로 점철돼 있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에게 상처만 주고 있다.

적어도 국회의원은 희망과 감동의 언어로 국민의 가슴을 적실 수 있어야 한다. 촌철살인의 비평으로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감동의 말을 한 국회의원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지난 시대 몇 몇 의원들이 보여줬던 격렬한 토론의 모습도 볼 수 없다. 요즘 정치를 보면 또 답답해지는 까닭도 여기 있다.

정치권의 말이 바로 서면 나라도 바로 선다.

***올바른 말로 국민 이끌어야

국회에서 명연설이나 유머가 없어진 지는 오래다. 대신 몸싸움이나 막말이 국회를 점령하고 있다. 성난 표정으로 항의하는 모습이나 떼로 몰려다니는 모습 역시 자주 보인다. 국회가 '말하는 집'이 아니라 '몸짓과 고성의 집'이 돼버렸다.

민주주의는 종종 시끄러움을 동반한다. 여러 의견이 교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이 되는 말을 다스려 삼가야 한다. 민주주의는 조화를 통해 완성되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의 화음이 아무리 커도 시끄럽지 않은 이유와 같다.

지금 내가 있는 위치에서 상대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내 위치가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정치문화가 아쉽다. 들쭉날쭉한 올 장마 같은 우리 정치가 맑은 정치로 변했으면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