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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3.20 21:49:4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주

충북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취업과 국제결혼, 유학 등을 이유로 거주하고 있으며, 국가별로도 다양한 외국인이 등록돼 있다.
20일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충북지역의 외국인(합법 체류자)은 모두 2만1천159명으로 도내 전체 인구(약 150만5천500여명)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1만213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베트남 2천631명, 필리핀 1천340명, 태국 1천241명, 기타 5천734명 순으로 아시아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및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의 급증으로 지난 10여년간 외국인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들 외국인들은 고유한 문화를 토대로 한국내에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자국의 고유 음식을 활용해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거나 고국의 향기를 느끼게 해주는 음식점을 운영하며 정착하고 있다.
청주지역에서 외국인들이 자국 고유 음식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색 음식점을 찾아봤다.
△한국 입맛 사로잡은 중화요리

충북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중국인이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그 중 화교(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가 운영하는 중국음식점이 가장 많다.

북적대는 청주시 성안길 번화가. 오가는 사람들에 치여 숨조차 고르기 힘든 대로는 바쁜 현대인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하지만 고개를 조금 돌려보면 화교 3세대가 운영하는 중화요리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선 중국집의 대표 메뉴 자장면 맛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역사와 전통이 있는 경화반점을 꼽을 수 있다.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2가에 위치한 경화반점의 이동석(58) 사장은 화교 2세로 어머니(84)와 아들, 손자 등 4대가 함께 살고 있다.

60여년전 중국에서의 생활여건이 좋지않아 한국으로 들어온 이씨의 부모는 형제들과 함께 인천에서 자리를 잡은 뒤 중국음식점을 시작했다. 당시 중국음식점이라고 해봐야 자장면이 고작이었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후 6.25 전쟁으로 충남 당진으로 피신한 뒤 1957년 청주로 들어왔다. 이 당시 화교들은 대부분 비단 장사와 농사를 지었으나 이씨의 부모는 석교동에 조그만 중화요리집을 차려놓고 영업을 시작했다.

태동관(당시 청주시 남문로)으로 시작한 중화요리점은 25년전인 1984년 경화반점으로 이름을 바꾸고 청주의 대표적 중화요리를 선보이게 됐다. 50여년전부터 자장면과 우동 2개의 메뉴로 시작한 이곳은 제일 유명한 음식점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이씨 부모의 손맛에 이색적 풍미의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자장면은 달콤하면서도 쫄깃한 면발로 여전히 인기다.

이씨는 “과거 대접받지 못했던 화교가 한국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자장면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새로 유입된 식품 중 자장면처럼 오랫동안 끈질긴 생명력을 보인 음식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떤 식품이든 연령과 계층에 따라 취향이 다르기 마련이지만 자장면만은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몽골 전통음식 양고기 전문점 ‘바양달라이’

구하기도 어렵고 맛도 질기고 냄새가 난다던 양고기가 조선족과 함께 한국에 왔다.

양고기를 꼬치에 끼워 숯불에 구워 독특한 향을 뿌려 특별한 요리로 한국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양고기를 잘 먹지 않던 한국 사람들에게 양고기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충북대 정문 앞에서 몽골전통음식인 양고기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몽골인 박마·Domaa)씨가 몽골사람들의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소망을 말하며 웃고 있다.소영(도

ⓒ 김태훈 기자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충북대 정문 앞에 가면 조그마한 음식점 하나가 눈에 띈다. 몽골 전통음식인 양고기 전문점 ‘바양달라이’.

바양달라이의 사장은 도마(Domaa)씨. 몽골인이다. 한국이름으로는 박소영(여·32)씨는 지난 2002년 일을 하며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경기도 김포시에서 일을 하고 있던 박 씨는 지인의 소개로 인해 지난 2003년 현재 남편인 곽형옥(38)씨와 결혼했다.

박 씨는 한국에서 공부도 하고 싶고 음식점도 하고 싶은 등 꿈이 많았다. 항상 옆에서 지켜주고 힘을 불어넣어 준 남편이 박씨에게 충북대학교 입학과 음식점 운영 둘 중 하나를 권했다. 고심 끝에 박씨는 몽골 음식점을 선택했고, 지난해 충북대 정문 앞 조그마한 상가에 몽골 전통음식인 양고기 전문점을 열었다.

처음에는 몽골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했지만 지금은 한국 사람들이 절반을 넘을 정도로 양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매니아 층이 늘고 있다.

박씨는 “몽골에서는 한국과 다르게 10살때부터 집에서 모든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다”며 “몽골 전통 음식을 모두 만들줄 알기 때문에 양고기 전문점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몽골사람들이 많이 찾아 먹고 갔으나 차츰 한국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고 있다”며 “지금은 유명인사를 비롯해 인근 대학인 충북대 교수와 학생들의 매니아 층도 생겼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장사를 하면서 학생들과 친분도 쌓아가며, ‘언니’, ‘이모’라는 호칭까지 듣고 있다. 행복감이 넘치는 이웃 언니, 누나처럼 학생들에게 덤으로 음식을 더 주는 등 챙기면서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곳은 주말이면 상점 주인과 손님 대부분이 몽골인인 ‘작은 몽골 타운’으로 변모한다.

진천과 증평, 조치원의 중소기업 등에서 근로자로 일하는 몽골인 10~20명이 이곳에 모여 향수를 달래며 고향 얘기를 나누고 회포(?)를 풀고 있다.

음식 메뉴는 모두 몽골 음식,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모두 몽골어다. 자국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게 장소를 제공해주는 박씨가 고맙기만 하다고 이들은 자랑스럽게 말한다.

남편과 사이에 딸(4)을 둔 박씨는 “사랑하는 남편과 딸, 그리고 몽골 음식점 운영으로 조금이나마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몽골 사람들에게 행복한 장소를 마련해주고 싶다”며 “조금 더 큰 음식점을 운영하며 몽골인들이 모두 모여 행복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함께하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내비췄다.

청주시 상당구 우암동의 양러우촨(羊肉串) 양고기 전문점의 꼬치구이.

조선족이 운영하는 또 하나의 양고기 전문 음식점이 있다.

조선족타운에서만 볼 수 있는 양고기가 아닌 양고기 꼬치구이로 새롭게 태어난 청주시 상당구 우암동의 양러우촨(羊肉串) 양고기 꼬치구이 전문점.

이렇듯 한국의 음식 문화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양고기가 바야흐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빨간 숯불 위에서 양고기가 지글거리며 익어 가면서 양고기에서 빠져나온 기름이 숯불 위로 떨어져 맛깔스런 요리가 된다. 양념에 재워 더욱 독특하고 향기로운 맛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참깨와 들깨, 고춧가루 등 양념의 맛에서 고소한 맛이 더해져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색적이고 색다른 맛을 보고 싶으면 외국인이 직접 전통음식을 요리하는 이곳들을 찾아 입맛을 돋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듯 하다.


/ 최영덕 기자 year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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