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3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참맛집을 찾아서 - 청주 용정동 664 '풍경숯불닭갈비'

봄꽃 만발한 봄날 저녁, 닭갈비의 추억

  • 웹출고시간2013.04.04 19:39:4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닭갈비의 추억은 가족들과 약 5~6년 전, 남이섬에서 1박할 때였다. 메뉴가 많지 않았던 남이섬에서 먹었던 닭갈비는 유독 인상적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별무리를 머리에 이고 가로등도 없는 야외에서 구워 먹던 닭갈비의 맛은 오랜 기간 머리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요즈음 숯불로 하는 닭갈비집이 여기저기 생겨났지만, 그때의 맛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개나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봄날 저녁, 용정동 영운천 산책길을 걷던 중, 솔솔 풍겨오는 닭갈비의 풍미에 이끌려 들어가 본 닭갈비집이 바로 '풍경숯불닭갈비'였다.

"춘천닭갈비의 원조는 원래 홍천에서 출발했다. 지금의 춘천닭갈비는 철판에 야채를 섞어 먹는 것이 상식이 되어버렸지만, 처음에는 다들 숯불에 구워먹었다. 우리가 하는 방식이 원조 춘천닭갈비다."

강원도 춘천이 고향인 심옥희(59)대표는 어려서 친정어머니가 구워주던 닭갈비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춘천 근화동에서 10년 동안 그야말로 오리지널 숯불닭갈비를 팔았다. 현재 강원도 춘천의 향토음식인 '춘천닭갈비'는 1960년대 말 선술집에서 먹기 시작해 대학생들에게 퍼지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음식이다. 둥글고 두꺼운 철판 위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닭 살코기와 여러 가지 야채를 넣고 볶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풍경숯불닭갈비의 비법은 바로 초벌구이다. 기존의 닭갈비집은 손님이 몰려오면 대형오븐에 초벌로 구운 후, 숯불에 올려놓고 구워먹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집은 처음 초벌구이부터 다르다. 꼼꼼하게 질 좋은 백탄에 석쇠를 올려놓고 초벌구이를 한다. 그래야 숯의 향이 닭살에 골고루 배어 풍미를 더하기 때문이다. 이미 어느 정도 구워진 닭갈비가 손님상에 올려지면 곧바로 먹을 수 있어 좋다.

자리를 잡자마자, 먼저 숯불이 날라져 왔다. 이 식당에서 사용하는 숯은 모두 참숯. 참숯 가운데서도 질이 좋은 백탄은 손가락으로 튕겨보면 청아한 소리가 난다. 저무는 봄날, 창밖에는 노랑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앞에 놓인 식탁에는 검은 숯불의 붉은 불꽃이 신나게 일렁이고 있었다. 초벌구이 된 닭갈비를 올려놓자, 여지없이 닭갈비 특유의 고소한 향과 숯의 향이 어우러져 침샘을 자극한다.

"고춧가루, 생강, 간장, 마늘, 양파, 주정, 카레, 후추, 물엿, 설탕, 배 등을 넣고 약 20가지의 양념으로 만들었다. 다시다나 미원을 넣으면 당장은 입맛을 돋우지만, 맛의 여운이 좋지 않다."


노릇노릇 구워진 숯불닭갈비 한 점을 입에 넣으니 고소한 육즙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맛의 기억은 묘하게 잊었던 남이섬의 풍경을 떠올리기 만들었다. 바로 그 맛이었다. 강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별빛을 담아 먹었던 그 닭갈비의 맛이 입안에서 다시 재현되고 있었다.

풍경숯불닭갈비의 또 다른 장점은 풍성한 양에 있다. 보통 1인분에 닭갈비 2대를 주지만, 이집은 3대를 준다. 둘이서 2인분만 시켜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 가격은 매운맛닭갈비, 보통맛닭갈비, 소금맛닭갈비 모두 1만원이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