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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1.07 17:21: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눈을 밟으며 들길을 갈 때/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모름지기 허튼 걸음을 말라.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오늘 내가 남긴 발자취는/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마침내 후인의 길이 되리니." -서산대사의 선시(禪詩) '눈길을 걸을 때'

***아버지의 그림자를 걷어내야

2013년 대한민국의 리더십이 바뀐다. 얼마 후면 대한민국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리더십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리더십을 좀 고전적으로 구분하면 민주형과 전제형, 방임형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타입의 리더십이 적합한지 규정할 수는 없다. 굳이 분류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이제 입에 발린 소리에 넘어가 왜곡된 리더십에 현혹되는 국민은 없다는 사실이다.

국민들은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으로 박근혜 당선인을 선택했다. 박 당선인은 원칙과 신뢰, 소신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박근혜 스타일'은 이번 대선 기간 동안 보수층을 중심으로 공고한 지지율을 확보했다.

박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준비된 여성 대통령론'을 강조했다. 위기관리 능력, 국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제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지금의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박 당선인의 임기는 5년이다. 그리고 박 당선인은 집권 초 1~2년 만에 성적표를 받아야 할 처지다. 그런데 4년 중임제를 하는 나라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처럼 긴 호흡으로 국정을 이끌 수 없다. 그래서 위기 극복 능력을 갖춘 인사(人事)가 더욱 난제다.

조선 초기 세종에게도 쓸 만한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왕립대학 '집현전'을 설치해 인재를 길러야 할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개의 직함을 가진 장관급 신하들이 많았다고 한다. 인재 부족으로 생긴 겸직 현상이다.

하지만 세종은 조선 '최고의 명군'이 됐다. 여러 악조건을 슬기롭게 극복했다. 무슨 까닭일까. 의논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이렇게 적고 있다. "내가 인물을 잘 알지 못하니, 좌의정·우의정과 이조·병조의 당상관과 함께 의논해 관리를 임명하고자 한다." 세종 리더십의 성격을 잘 전하고 있다.

오늘날 민주주의는 국민이 함께 참여, 의사를 결집해내는 과정의 정치체제다. 한 마디로 대통령은 위에서 지시하고 명령하는 권력자가 아니다. 여러 관료들의 입을 열게 하고, 그들의 의견을 개진하게 하는 사회자 혹은 조정자라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을 뜻하는 영어 '프레지던트'의 속뜻은 의미심장하다.

박 당선인을 두고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박 당선인에 대한 평가를 할 때마다 아버지의 그늘을 말하곤 한다. 그래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박 당선인의 빛과 그림자다. 정치적으론 은인(恩人)이자 멍에다. 그러다 보니 박 당선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할 이유도 아버지 박 전 대통령에게서 찾곤 했다.

이제 달라졌다. 박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국민들은 아버지와 딸의 리더십을 일일이 비교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박 당선인의 최대 경쟁자인 셈이다.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의 장점은 많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제일 높은 평가를 받는 대통령이다. 그래서 뛰어넘기가 더 어렵다. 물론 박 당선인이 당선에 이르는 길도 어려웠다. 그러나 아버지보다 더 나은 대통령이 되는 길은 더 어렵다.

아버지를 뛰어 넘어야 한다. 아버지의 그늘을 하루 빨리 걷어내야 한다. 박 당선인은 시대 교체를 공약했다. 어쩌면 정권 교체보다 더 의미 있는 선언이다. 아버지를 뛰어 넘어야 하는 까닭도 여기 있다.

**비난과 존경은 온전히 자신 몫

대통령이란 집무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 내 모습을 생각해야 하는 자리다. 퇴임 후 비난과 존경의 그림자도 온전히 자신에게 달렸다. 그래서 아주 외롭고 고독한 자리다. 박 당선인의 성패는 아버지의 명과 암을 어떻게 발전적으로 승화해내느냐에 달렸다. 그래서 취임 초기 대통령의 딸이 아닌 대통령으로 어떻게 연착륙하느냐가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운명은 지금 눈보라 휘몰아치는 위기 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성급하게 나서선 곤란하다. 정확히 진단하고 판단한 뒤 나가야 한다. 함부로 행동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러면 훗날 존경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눈 내린 날 뒷모습이 아름다운 대통령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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