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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1.02 19:50:0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허석렬

충북대 교수

연초부터 한없이 흰 눈이 내리고 있다. 이 흰 눈이 상서로운 계사년을 암시하는 눈이기를 바라지만, 계사년 우리 민족 공동체와 온 누리에 닥칠 험난한 정세를 우려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눈은 그 험난한 길을 보여주는 징조처럼 느껴지리라.

이미 작년 다보스 포럼에서 세계 정치, 경제를 이끌고 있는 실력자들이 모여 자본주의에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실토한 사건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 2007년, 미국의 파생금융상품 특히 서브 프라임 모기지의 부도사태로 촉발된 금융공황은 미 정부의 천문학적 구제금융 투입으로 일시적으로 진정되었다. 그 이후에 미 정부는 이른바 '양적 완화 정책'을 통하여 경기부양을 시도하였으나, 장기적인 불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유로권의 사정은 더욱 나쁘다. 그리스의 금융, 재정 위기에서 촉발된 유로권의 경제위기는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위기를 촉발시키면서 마침내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합의 중심국에 전이되고 있다.

경제위기의 타개책을 놓고 시장원리주의자들과 케인지언 경제학자들은 공허한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시장원리주의자들이 증세와 재정투입이 오히려 위기를 심화시킨다고 주장하는 반면, 케인지언들은 각국 정부의 재정투입이 경기를 되살리기에는 지나치게 과소하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다보스에 모인 세계의 유력자들이 현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위기에 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하는 것이다.

한편 2011년 3월에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재앙은 현재의 자본주의적 에너지 생산방식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낳았을 뿐이 아니라 물질적 성장과 소비양식 전반에 대해 심각한 반성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 사회는 후쿠시마 재앙을 겪으면서 일본사회의 조직방식에 대해 심각한 반성을 하는 경향과 심리적 충격을 극우적이고 배외주의적 경향을 통해 해소하려는 퇴행적 경향이 충돌하는 혼돈의 국면에 접어들었다.

다른 한편 고도 경제성장을 통하여 G2 세계를 열었다고 자부하는 중국과 황혼의 제국을 수호하려는 미국의 충돌은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중국과 미국은 에너지를 포함한 지하자원과 시장, 외교적 영향력을 차지하기 위해 격돌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자원과 시장에 대한 중국의 급속한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고, 그 경쟁은 중동, 중앙아시아 지역을 넘어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 확대되고 있다. 남중국해의 여러 무인도들(시샤 제도와 난샤 제도)과 그 부근 수역은 엄청난 석유와 천연 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대륙붕을 포함하고 있다. 배타적 경제수역의 경계획정과 무인도의 소유를 둘러싸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들 사이에 갈등과 충돌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이런 갈등을 이용하여 아시아 세력으로서 복귀하기를 원하고 있다. 미국의 해군력과 전략 무력은 급속히 아시아 쪽으로 집중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 경제력의 약화라는 현실을 고려하여 전략적 초점을 아시아에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상황은 한국이 더욱 안정되고 평화로운 사회로 진화되기 위하여 얼마나 어려운 대외 여건을 극복하고 슬기롭게 국제적 갈등에 대처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국내적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한국사회 역시 기존의 신자유주의적 경제운영 모델이 가진 약점이 드러나고 경제성장이 지체되는 가운데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그리하여 대다수 국민은 그들이 어떤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에 관계없이 그 양극화가 초래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2012년 12월의 대선은 사실 이런 불안함이 지배한 선거였다. 따라서 선거의 승자는 좋든 싫든 그 불안을 해소하려는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집권자들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는 사탕발림의 처방이 더 큰 위기를 가져옴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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