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 64주년을 경축하며

2024.04.18 16:38:48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시인, 문학평론가)

4·19혁명은 1960년 4월 19일부터 4월 26일까지 1주일간 대한민국 전역에서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3·15 부정선거에 항거해 청년 학생들과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서 대한민국 제1공화국을 붕괴시킨 자유민주주의 시민혁명이다.

이승만의 자유당 독재정권이 인권을 탄압하고 3·15 부정선거로 정권을 연장하려 하자 대구, 광주, 대전, 마산, 충주 등 대도시의 청년 학생들이 항거하여 대대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그런데 곤봉과 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이 무자비하게 학생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 학생들이 목숨을 잃고 중상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하자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되어 결국 4·19혁명이 터지고 말았다.

4·19혁명 과정에서 186명이 사망했고 1천500여 명이 부상을 당해 유가족들의 마음을 지금도 아프게 하고 있다. 특히 4월 18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구속된 동료 학우들의 석방과 학원 자유를 요구하며 평화시위를 벌인 후 귀가하던 고려대 학생들이 청계천 4가를 지날 때 경찰과 모의한 반공청년단이라는 정치깡패들의 습격을 받고 중상을 입어 도로 여기저기에 쓰러지자 애국시민들이 분노했다. 그리고 시민들의 요구가 한꺼번에 폭발해 시위가 난무하는 바람에 사회질서가 혼란하고, 경찰서 등 관공서 건물이 파손돼 많은 피해를 입었다.

청년 학생들이 주도한 4·19혁명은 한국의 역사에서 학생과 일반 대중이 봉기해 독재정권을 쓰러뜨린 아시아 최초의 사건으로 헌법 제1조 제2항에서 규정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처음으로 실증해 줬다. 4·19혁명은 전두환 신군부의 권력에 맞선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1987년 6월 민주항쟁,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킨 2017년 촛불 시민혁명 등 민주화운동에 많은 영향을 미쳐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탄탄한 초석을 놓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역사학자들은 8·15 광복이 '첫 번째 해방'이었다면, 4·19혁명은 '두 번째 해방'이었다고 언급하고, 어느 경제학자는 4·19혁명을 국가 독점 자본주의를 해체한 민주적 혁명으로 평가하였다.

4·19혁명이 전 국민적 저항과 군 지휘부의 무력 동원 거부로 성공을 거두자 이승만 대통령이 4월 26일 하야하고 하와이로 망명하는 바람에 야당인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 반공보수가 당내의 정책이었던 민주당은 시민들의 요구사항에 부응하지 못하고 4·19혁명을 4·19사태로 저평가했다.

1961년 5월 16일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군사정권은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들이 일으킨 쿠데타는 5·16혁명이라 치켜세우고 4·19혁명을 깎아내리기 위해 4·19의거라고 폄하했다. 그렇지만 현행 대한민국 헌법 전문(前文)에는 자유, 민주, 정의 등 4·19 정신을 이어받는다는 문구가 기록돼 있다.

국가보훈는 4·19혁명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서울 강북구 4·19로 8길 17에 국립 4·19 민주묘지·기념탑·기념관을 조성하고, 인근의 경전철 역명을 4·19 민주묘지역으로 정했다. 4·19 묘지에는 445분의 4·19혁명 민주영령들이 안장됐고, 1995년 4·19혁명 35주년에 국립묘지로 승격됐다.

앞으로 4·19혁명 정신인 자유, 민주, 정의를 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켜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를 확고하게 수립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에서 4·19혁명 관련 민주시민교육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서울 강북구는 2013년부터 강북구 일원에서 4·19혁명국민문화제를 개최해 4·19혁명의 의의와 가치를 대중에게 알려 왔다.

국가보훈부는 2024년 4월 19일 오전 10시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제64주년 4·19혁명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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