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시어머니

2019.10.22 19:08:46

시 어머니

               황혜경 충북시인협회


여든여덟
단단한 틀니 빼고
병실 침상에 머리카락만 팔팔하게
바싹 마른 고추처럼
덩그러니 누운 어머니

엄마와는 달랐던 어머니
뭘 모르고
그냥 싫었던 시어머니

삶의 질곡이 온몸에 흔적을 남겼다
푹 꺼진 두 볼
팔뚝만 하게 말라붙은 허벅지
그리고 푹 꺼진 가슴 처진 어깨

손끝 야물고 바지런했던 어머니
이제야 허리 펴고 누워 계시며
지켜보는 내 모습을 어떻게 보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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