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없는 아파트 '앙꼬 없는 찐빵'

신규 아파트단지 학교시설 태부족 (下) 현실과 다른 '초품아' 마케팅
'청주 6개 지구 12곳 중투심 시기조차 미정
'공사기간 산정기준' 시행… 개교 지연 전망

2019.04.16 20:59:40

16일 청주시 양청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아파트와 학교 사이에 운행되는 통학버스를 타고 하교를 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청주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택지개발이 잇따르고 있지만 학교 신설은 여전히 난제다.

학령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인구 유입이 활발한 대단위 택지개발지구에는 학교 신설 수요가 발생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서다.

교육당국이 이를 인구의 순수 증가가 아닌 수평이동으로 판단해 학교 신설보다는 이전이나 통폐합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시공사들은 학교 신설을 마케팅의 일환으로 앞세우고 있다. 이른바 '초품아'가 아니면 완판이 힘들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학교 신설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입주예정자들이 교육청이나 지자체 등을 상대로 집단행동까지 나서게 되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동남지구는 입주민 카페를 중심으로 초등학교 신설이 무산됐다는 루머가 돌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승인 여부가 지역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제정한 '공공건설공사의 공사기간 산정기준'이 지난달부터 시행됨에 따라 학교 개교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예년과 달리 공사기간이 4개월에서 많게는 1년가량 늘어나면서 계획 수립단계부터 최소 3년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충북도교육청은 동남지구에 들어설 가칭 동남2유치원의 개교를 2022년 3월로 1년, 체육중학교의 개교도 2022년 3월로 1년 미뤘다.

대규모 공동주택단지의 입주시기와 신설학교 개교 시기가 맞지 않을 경우 입주민들의 큰 불편과 민원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입주가 완료된 공동주택 가운데 인근 학교로 학생 배치 권고를 받은 일부 단지는 시공사 또는 시행사(조합)가 직접 통학차량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에 따른 불만도 새어나온다. 일각에서는 "학교용지 기부채납까지 했는데 통학대책까지 직접 마련해야 하냐"며 "교육청은 뒷짐만 지지 말고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택지개발지구 가운데 학교설립이 확정돼 현재 추진 중인 곳은 오창과학산업단지(2천500가구)와 동남택지개발지구(1만4천709가구)다.

내년 9월 개교 예정인 청원2초중은 오창읍 1만2천800㎡에 사업비 330억 원을 투입해 초등 18학급, 중학교 12학급, 유치원 6학급, 특수 2학급 등 38개 학급 규모로 설립된다.

청주 최대 규모의 택지개발지구인 동남지구에는 내년 9월 개교 예정인 동남1초와 동남1유치원, 동남2유치원(2022년 3월 개원 예정) 등 3곳이 들어선다.

동남 1초는 사업비 299억 원을 들여 운동동 1만4천400㎡에 초등 39학급, 유치원 4학급, 특수 2학급 등 45개 학급 규모로 조성된다.

현재 지구단위계획상 학교용지가 설정 고시된 개발지구들은 교육부 중투심을 고대하고 있다.

청주시 개발지역 학교용지 설정 현황을 살펴보면 동남택지개발지구(1만4천709가구)와 오송바이오폴리스(1만2천169가구), 지북지구(4천351가구), 대농지구(2천472가구), 가경홍골서현(4천476가구), 사모재개발(6천565가구) 등 6개 지구 12개소(유1·초7·중2·고2)다.

이 가운데 교육부 중투심위원회에서 승인을 반려한 2곳 외에는 아직 시기조차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학교 설립이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충북도교육청 행정과 관계자는 "학교 신설보다 이전 또는 통폐합을 권고하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중투심 신청에 적극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학교 용지가 확보된 일부 개발지구는 협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교 지연이나 중투심 미정의 경우에는 학생 통학권 보호 차원에서 1.5~2㎞ 범위 내 인근 학교로 분산 배치하고 있다"며 "등하원 차량 등 통학대책 수립의 경우 시공사 또는 시행사와 당초 협의대로 추진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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