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모두 장마철 철저히 대비해야

2018.06.24 20:00:00

[충북일보] 지난해 여름은 도민들에게 혹독한 시련을 안겨줬다.

역대 급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내 곳곳에서 엄청난 수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름철 폭우는 6월 하순부터 시작되는 장맛비와 7~8월 국지성 폭우가 대표적이다.

장마철 폭우로 약해진 지반에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도로 붕괴, 도심하천 범람 등 피해를 반복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최근 몇 년 동안 국지성 폭우는 도민들의 재산은 물론, 생명까지 앗아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장맛비에 대비하는 행정과 민간 영역에서의 무관심을 보면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말을 다시 꺼내게 된다.

충북도는 최근 충주·증평·괴산·진천, 청주·보은·옥천 등 도내 7개 지역의 여름철 인명피해 우려지역에 대한 전수점검을 마무리했다.

도내 배수펌프장과 재난 예·경보시설에 대한 점검도 실시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충주·증평·괴산·진천 등 일부지역의 관리상태를 확인하고 우수 1곳, 보통 10곳, 미흡 1곳 결정을 내렸다.

여기서 미흡 평가를 받은 충주시 달천 지구이다. 배수시설 설치 및 유지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판단됐다. 배수 통관 자동 문비 보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충주시 가주2통 지구는 배수로 일부 구간 퇴적물 제거·덮개 정리 조치를 요구했다.

청주권에서도 흥덕구 대성중학교 주변 신봉지구의 경우 접근차단·통제시설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청원구 내수읍 입동지구 등도 경고·안내표지판 기입 사항 부실이 지적됐다.

지난해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도내 12곳 배수펌프장에 대한 점검·정비도 이뤄졌다. 그런데 충북도의 조치는 대부분 일부 미비사항에 대한 시정조치라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과연 그런 조치만으로도 올 여름 무사할 수 있을까.

지난해 여름 청주시를 상징하는 무심천이 범람 직전까지 갔다. 무심천과 연결된 소하천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되고, 주택파손 등으로 상당수의 이재민이 공동생활을 해야 했다.

충북과 세종을 연결하고 서해까지 뻗어 있는 미호천 역시 옥산교와 미호대교가 범람 위기에 내몰릴 정도로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시민들의 대표적인 휴식처인 괴산 청천계곡과 화양동 일원은 펜션과 각종 물놀이 시설이 파손된 뒤 복구에만 수개월이 소요될 정도로 참담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괴산댐에서는 월류(越流)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상류 지역은 물론, 하류지역 피해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피해가 발생하자 정부는 뒤늦게 한국수자원공사(국토교통부)와 한국수력원자력(산업통상부) 등으로 이원화된 댐 관리 일원화 작업을 추진했다. 그리고 수질은 환경부가 관리하기로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수해발생 시 쥐꼬리 만 한 예산으로 땜질식 보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지자체 행정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가의 존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중앙정부 만의 책임이 아니다. 지방정부, 즉 지자체 역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앞장서야 한다.

수해로 인해 국민이 생명과 재산을 잃는다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어떤 변명도 통할 수 없다.

이제 이달 하순부터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된다. 올 여름,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하늘을 원망스러워 할까 예측조차 할 수 없다.

비록 늦었지만, 정부와 각급 지자체는 지난해 수해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수해 우려지역에 대한 마무리 점검을 시행해야 한다.

도민들 역시 지자체 행정에만 기대지 말고, 스스로 주변 환경을 점검해 보고, 장마철 생활수칙과 피해예방 요령 등을 꼼꼼히 챙겨보고야 한다.

재난은 하늘만 탓할 문제가 아니다. 사람의 무지가 더 큰 문제다. 민·관 모두 장마철 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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