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味親) 사람들 - 청주 수곡동 '대성생고기'

2017.09.24 14:28:40

등심, 갈빗살, 부채살, 업진살, 차돌박이 등으로 구성된 한우모듬.

[충북일보] 매일 첫 번째로 '대성생고기'를 찾아온 손님은 자신도 모르게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돌아간다. 김대영 대표가 '마수걸이 복돈'을 지역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수걸이'란 처음으로 물건을 파는 일, 또는 거기서 얻은 소득을 말한다. 대성생고기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

수곡동에 자리를 잡은 것도 봉사의 일환이었다. 10여 년째 동사무소를 통해 사랑을 나누고 있는 김 대표는 가까이서 그들을 돕고자 수곡동에 정육점을 열었다.

'대성생고기'를 운영 중인 김대영 대표.

김 대표는 여러 번의 사회 경험 끝에 칼을 잡았다. 어려서부터 소 농장을 운영하신 아버지는 칼을 잡겠다고 나선 아들을 내키지 않아 하셨다. 남들처럼 정장입고 출퇴근 하는 직업을 계속 하길 바라셨다.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직업은 기술이라고 확신한 김 대표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친구에게 기술을 배우고 식육처리기능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진지하게 임하는 그의 모습에 아버지와 가족들도 든든한 지원군으로 돌아섰다.

작업장의 온도는 언제나 18도에 맞춰져 있다. 아무리 좋은 고기도 낮은 온도에서 빠르게 작업해야 신선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성생고기의 주 메뉴는 한우모듬이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외지에서 찾아오는 단골손님이다. 번화가는 아니지만 이 곳의 고기 맛을 본 손님들은 고기 생각이 날 때마다 수곡동 골목을 찾는다.

엄마 뱃속에 있던 아기가 훌쩍 자라 한 사람 몫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면 가게의 성장을 눈으로 보는 듯 기쁘다.

대성생고기의 모든 메뉴는 김 대표의 입맛에 맞췄다. 내 입에 맛있어야 손님들에게도 맛있을 거라는 소신 때문이다.

한 블로거가 불판 위에 올려진 고기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소고기는 종이호일을 올린 무쇠 판에 굽는다. 크기에 맞게 종이호일을 잘라내는 것도 일이지만 효과적으로 육즙을 가두는 비법을 포기할 수 없다.

우둔살을 사용하는 대다수의 가게들과 달리 육회는 채끝등심, 육사시미는 치마살을 이용한다. 그 자체로 부드러운 고기는 다른 소스 없이도 특별한 맛으로 혀끝을 녹인다.

고기를 먹고 공깃밥(2개)을 시키면 맛볼 수 있는 된장찌개도 특별한 서비스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여전히 수곡동 골목을 지키는 '대성생고기'를 만드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대성생고기의 지난 10년이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는 걸 보면 앞으로의 10년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고기를 먹은 뒤 불판에 끓이는 된장찌개도 별미다.

◇블로거들의 한줄평

블로거 윤수정-소고기 특수부위를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먹다보면 태우거나 질겨서 남기는 부위가 있기 마련인데 마지막 한 점까지 만족스럽다.

블로거 장동민-소고기는 언제나 옳다. 서비스로 나오는 육사시미 맛이 아주 강렬하다. 두툼하게 썰었는데도 입 안에서 녹는다.

블로거 최은경-부드러운 고기를 케일장아찌와 함께 먹으니 특별한 맛이다. 마지막 된장찌개에 함께 끓인 밥이 든든한 마무리.

블로거 신승호-정육식당을 인증하듯 고기 질이 훌륭하다. 종이호일에 구워 타지 않으니 굽기도 좋고 먹기도 좋다.

블로거 박양우-등심은 고소하고 살치살은 살살 녹는다. 모듬 중에 맛없는 부위가 없다. 된장찌개 끝맛이 칼칼해 깔끔하다.

블로거 오은주-여러 가지 부위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어 좋다. 상차림으로 나오는 묵사발이나 동치미도 맛있었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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